[광주/전남]청보리의 재발견

  • 입력 2008년 5월 27일 07시 56분


전남,축산농가 배합사료 대체용 작물로 인기…재배면적 작년의 2배로

추억 속의 청보리가 사료용 작물로 크게 각광받고 있다.

자치단체들은 사료 값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축산농가를 위해 배합사료 대체용으로 청보리 재배면적을 크게 늘리고 있다.

청보리는 몸통(보릿대)과 잎, 알곡 등을 하나도 버리지 않고 모두 사용한다는 의미에서 ‘총체보리’로도 불린다.

전남도는 국제 사료곡물 가격 급등으로 배합사료 가격이 크게 오르자 청보리 재배 면적을 지난해 4700ha에서 올해 8621ha로 늘렸다. 장흥군이 407ha에서 1118ha로 275%나 늘었으며 영암군이 지난해보다 691ha, 고흥군 357ha, 무안군 267ha, 영광·신안군이 250ha 증가했다.

최근 수확에 들어간 청보리의 올해 예상 수확량은 18만9000t. 이에 따른 수입 조사료 대체효과가 615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전남도는 축산농가의 생산비를 더욱 줄여주기 위해 올해 조사료 수확용 기계장비 구입 등 11개 사업에 287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영광축협(조합장 구희우)은 청보리를 주원료로 한 발효사료(TMF)로 한우 브랜드인 ‘청보리 한우’를 생산하고 있다.

영광 지역 농가들은 축산과학원과 작물과학원이 사료 전용 보리 품종을 개발한 2001년부터 청보리 재배를 시작됐다. 영광축협은 2005년 발효사료 공장을 건립하고 계약재배한 청보리를 전량 수매해 매달 1000t의 사료를 600여 농가에 공급하며 유기축산 한우브랜드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김선국 영광축협 청보리 발효사료 공장장은 “청보리는 일반 보리보다 농사짓기가 수월하면서도 소득이 비슷해 농가들이 선호하고 있다”며 “청보리 사료를 먹인 결과 1등급 한우가 40%에서 80% 이상으로 증가해 연간 15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청보리를 발효시켜 유기농 가축사료로 사용할 경우 사료비를 절감하고 농한기인 겨울철 농지를 활용할 수 있는 데다 고품질 한우까지 생산하는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여기에 최근 국제 사료 곡물가격이 급등하면서 배합사료 가격도 올라 청보리는 농가의 소득 작목으로 더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축산사료는 2006년 11월 이후 최근까지 무려 6차례에 걸쳐 40% 이상 폭등했다. 청보리는 수입 건초보다 21∼40% 저렴한 가격에 유통되고 있다.

김종기 전남도 축정과장은 “최근 국제 사료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는 만큼 청보리 재배 장려로 안정적이고 질 좋은 조사료 생산기반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농업용 기계 보급 등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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