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회사에 다니는 여동생이 1사 1촌 행사로 시골에 내려갔다가 그곳에서 내게 사과를 1박스 사 보내준 것이다. 하지만 사과를 받아보니 좀 상한 것이 몇 개 있어서 동생에게 알려줬다. 얼마 뒤 농민은 판매용이 아닌, 집에서 잼을 만들어 먹으려고 놔둔 것 중 일부가 잘못 들어간 듯하다며 미안하다는 전화를 했다. 그러면서 새로 보내주겠다고 했다. 나는 그럴 필요는 없다며 잼을 만들어 먹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국 이 농민은 미안하다는 편지와 함께 이웃과 나눠 먹으라며 애초 샀던 양보다 2배나 많은 사과를 보냈다. 농산물의 판로에 어려움이 있었을 텐데도 다시 보내준 배려가 흐뭇했다. 뵌 적은 없지만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후덕함과, 넉넉한 웃음을 지녔을 것이 틀림없는 경북 의성 옥산의 과수원 아주머니께 맛있는 사과 정말 잘 먹고 있다고 안부를 전하고 싶다.
이미경 서울 은평구 응암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