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황새가족 경사났네

  • 입력 2008년 5월 28일 06시 50분


교원대 복원연구센터 올해 들어 11마리 부화… 예년의 2~3배

국내 유일의 황새(천연기념물 제199호) 복원 연구기관인 한국교원대 황새복원연구센터(소장 박시룡 교수)에 올해 ‘새 식구’가 크게 늘었다.

예년에는 평균 3∼5마리의 새끼 황새가 태어났지만 올해는 지금까지 11마리가 알에서 깨어나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것.

황새연구센터는 “올해 3쌍의 번식쌍이 3월 중순부터 23개의 알을 낳아 3월 31일 한 마리가 부화한 것을 시작으로 모두 16마리의 새끼가 부화했다”고 27일 밝혔다. 현재 어미 황새가 4개의 알을 품고 있어 다음 달 초에는 새 식구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6마리의 새끼 가운데 5마리가 죽었다. 4마리는 사낭(새의 위)에 미꾸라지 뼈가 쌓여 먹이를 먹지 못해 죽었으며, 다른 한 마리는 벼 지푸라기를 먹고 앓다가 수술까지 받았으나 죽었다.

이에 따라 이 센터에는 어린 황새 11마리가 자라고 있다. 센터 측은 이 황새들을 6월 중에 다른 황새들과 합사할 계획이다.

센터 측은 황새가 부쩍 늘어나 새로운 황새 번식 및 사육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시설 규모로는 50∼60마리가 적정 수준인데 벌써 55마리나 되기 때문. 또 2012년까지 100마리로 늘려 야생에 방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새 장소를 구해야 한다는 것.

박시룡 소장은 “청원군 미원면의 황새마을 조성사업이 지방자치단체의 무관심 등으로 사실상 어려워져 제3의 장소를 찾고 있다”며 “문화재청과 협의해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새는 19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농촌 어디서나 번식하던 텃새였다. 국내에서는 1971년 충북 음성에서 마지막으로 한 쌍이 발견됐다. 이 가운데 수컷이 밀렵꾼의 총에 맞아 죽은 뒤 암컷만 살다가 1994년 9월 서울대공원에서 죽어 멸종됐다. 황새복원센터는 1996년부터 20여 마리의 황새를 러시아에서 들여와 복원 사업을 시작해 2002년 세계에서 4번째로 인공 번식에 성공했다. 이듬해에는 자연 번식에도 성공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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