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광주공항 항공기 소음에 대한 7건의 집단 소송을 일괄 진행하기로 해 재판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광주지역에서 제기된 단일 소송으로는 사실상 최대 규모인 이번 재판은 올해 안에 1심 판결이 나올 수도 있다.
28일 광주지법에 따르면 광주공항 소음피해와 관련해 이 법원에서 진행 중인 손해배상 청구건수는 모두 7건으로, 원고가 4만여 명에 이른다. 2004년 5월 강모 씨 등 782명이 첫 소송을 제기한 이후 2005년 3건, 2006년 2건, 2007년 1건 등이다.
소송 참여 지역은 서구 덕흥·동곡·치평동, 광산구 신촌·송대·우산·송정·도산동 등 항공기 이착륙 항로에 인접한 곳으로 주민들은 민간 여객기보다는 공군 전투기 소음을 주된 피해 요인으로 꼽고 있다.
총배상청구액은 환경영향평가와 피해 감정 결과를 토대로 원고 개개인의 전입 시기와 거주기간 등을 반영해 산정되며 수백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 소송은 원고들이 그동안 감정료를 내지 못해 미뤄지다 원고들이 지난달 소음 피해 전문 감정 용역 계약을 의뢰해 급물살을 타게 됐다.
법원은 그동안 개별적으로 접수된 소송을 일괄 진행하기로 하고 해당 사건을 제6민사부에 배당해 소음 피해 감정 용역결과가 나오는 대로 심리를 할 방침이다.
1만8500여 명의 소송을 맡고 있는 법무법인 서석 관계자는 “감정 결과가 이르면 8, 9월경 나올 것”이라며 “이르면 올해 안에 1심 판결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광주지법 관계자는 “재판이 장기간 지연되고 당사자들이 정신적 재산적 피해를 주장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재판을 신속하게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2004년 전북 군산 미군 공군기지 인근 주민 1452명과 지난해 대구 북구 검단동 K2공군비행장 인근 주민 1만여 명이 각각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모두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한편 환경부가 지난해 전국 15개 공항 102개 지점을 대상으로 항공기 소음을 측정한 결과 광주공항 소음도는 86웨클(WECPNL)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공항 주변인 광산구 우산동은 91웨클로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웨클: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서 항공기 소음의 평가단위로 권장하는 단위. 항공기가 이착륙할 때 발생하는 소음도에 운항 횟수, 시간대, 소음의 최대치 등에 가산점을 주어 종합 평가하는 것으로 단순히 소리 크기만을 나타내는 단위인 데시벨(dB)과 다르다. 현행 항공법상 80웨클을 넘으면 소음피해 예상지역, 90웨클을 넘으면 소음 피해지역에 각각 해당한다. 이 경우 정부 관련 부처에서 이주 및 방음대책 등을 수립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