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신학대는 29일 양림동 명성관에서 국내외 순교자 유가족과 교단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 기독교 순교자 기념 학술대회’를 열었다.
‘한국교회와 순교 이야기, 그리고 순교신학’을 주제로 한 이 대회는 광주시가 양림동 일대에 조성하기로 한 ‘역사문화마을’의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기 위한 것.
이날 주제강연에 나선 호남신학대 차종순 총장은 “호남지방에는 서울 이북지역에 비해 뒤늦게 선교가 시작됐지만 개신교 순교자의 약 90%가 이 지역에서 나왔다”며 “이에 대한 체계적 연구가 종교적 차원을 넘어 이뤄져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차 총장은 구한말 의병활동을 시작으로 일제강점기를 거쳐 광복 이후 및 6·25전쟁(520명)에 이르기까지 순교자가 모두 758명이라며 향후 고증을 거칠 경우 적어도 800명 선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동학농민혁명에서 나타난 것처럼 호남인들은 내세에 대한 희망의 수단으로 순교라는 적극적 행동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호남지역 선교사들이 보여준 삶은 최흥종 목사 등 선각자들을 통해 국가와 민족의 자립을 위한 사회운동으로 발전됐다”며 “이에 따라 이 지역 기독교인들에게 순교는 개인은 물론 사회적 소망을 이루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고 덧붙였다.
한편 광주시는 개화기 호남권 기독교 선교활동의 중심지였던 호남신학대와 수피아여중고 일대 20만 m²(약 6만400평)에 2013년까지 190억 원을 들여 기념공원과 기념관을 건립하는 등 역사문화마을 관광자원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김권 기자 goqu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