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여성 1000명 가운데 2.2명꼴로 강간 또는 강간미수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지만 강간·강간미수 신고율은 7.1%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부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형사정책연구원이 지난해 5월부터 올해 1월까지 전국 19∼64세 남녀 1만3608명을 대상으로 성폭력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정부 차원에서 전국적인 성폭력 실태 조사가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 결과 강간·강간미수 이외에 강제추행 등 성추행까지 포함하면 1000명당 17.9명이 성범죄에 시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력 가운데 음란전화가 1000명당 32명(84.4건)으로 가장 많았고, 가벼운 추행 24.6명(52.5건), 성기 노출 19.2명(36.5건), 성희롱 11.2명(34.9건), 부부강간 9.7명(42.7건), 심한 추행 4.7명(15.1건) 순이었다.
알고 있는 사람이 가해자인 경우는 강간·강간미수가 85%, 스토킹이 86.2%로 대부분 면식범에 의해 성범죄가 이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폭력 범죄를 경찰에 신고한 경우는 강간·강간미수가 7.1%로 가장 높은 반면 부부강간 성희롱은 신고율이 1.1%에 불과했다.
김호순 여성부 인권보호과 과장은 “경찰, 의료진, 교사 등이 성폭력 사실을 발견하면 피해자가 아니더라도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하는 ‘신고의무제’ 등 성범죄를 줄이기 위한 신고체계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