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절반 문학책… 다양성 부족
한국 초중고교 도서관의 절반 이상이 자료가 부실한 ‘도서실’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국출판연구소가 30일 밝혔다.
이 연구소가 대진대 이만수 문헌정보학과 교수 연구팀에 의뢰해 조사한 ‘학교도서관 실태조사 연구’에 따르면 한국 101개 초중고교 가운데 54%는 도서관 규모가 교실 2개 크기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실 2개 크기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정한 학교 도서관의 최소 시설 기준이다.
중학교 도서관의 64%가 이에 해당해 도서관 시설이 가장 열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초등학교는 61%, 고등학교는 28%가 명목만 유지하는 소규모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었다.
자료 구비를 위한 비용 확보 현황도 열악했다.
학교로부터 지원 받는 연간 자료 구입비가 500만∼1000만 원 수준인 학교도서관이 조사 대상의 48.5%에 이르렀다. 학교 외부에서 자료 구입을 위한 지원금을 받는 도서관도 32.7%에 머물렀다.
학교도서관이 구비한 자료의 다양성도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대상 학교들의 보유 평균 장서는 1만2932권. 이 가운데 47%가 ‘문학’ 도서였다. 이는 한국도서관협회의 주제별 장서 비중 권장 기준(문학 25%)의 2배에 가깝다. 다양한 교과와 학생의 관심사를 고려한 분야별 안배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