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수학’(프라임타운 26일자 1면)에 이어 영어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최상위권에 오른 중학생의 성공 사례와 노하우를 들어보자.》
1등 문턱에서 한 문제 때문에…
어디선가 점수 ‘새는’ 영어 ㅠㅠ
‘빈틈’ 꼭꼭 막았더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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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내신 영어성적은 1점 차로 1, 2등이 결정된다. 상위권 학생 사이의 실력 차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실수로 잘못 쓴 스펠링 하나, 그냥 지나친 단어 하나 때문에 1등을 목전에 두고 고배를 마시는 경우가 많다. 토피아에듀케이션 신일호 중등부 부원장은 “우등생이 자만하다 100점을 놓치는 과목이 바로 영어”라고 말했다. 상위권 학생의 경우 본문 암기와 기출문제 정리를 기본적으로 하기 때문에 점수가 깎일 수 있는 ‘빈틈’을 막는 것이 최상위권에 오르는 노하우다.
서울 역삼중 2학년 김형주 양, 상현중 2학년 박온유 양, 진선여중 2학년 유현경 양도 유독 영어에 허점이 많던 상위권 학생이었다. 이들은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부분까지 잡아내 적게는 1, 2점에서 많게는 10점까지 점수를 올렸다. 숨어 있는 ‘1점’을 차곡차곡 쌓아 최상위권에 오른 이들의 ‘빈틈공략법’을 들었다.
빈틈 1. 문법 활용하는 서술형 문제 꼭 틀린다
영어 문법이 어렵게 느껴지는 근본적인 이유는 영어와 한국어의 어순이 다르기 때문이다. 또 한국어에 없는 완료시제, 수동태 등은 이해하기 쉽지 않다. 관사나 전치사는 영어를 더 헷갈리게 한다. 김형주 양도 문법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는 학생들 중 한명이었다.
김 양은 중학교 1학년 중간고사 때부터 서술형 문제에 발목이 잡혀 늘 100점을 놓쳤다. 서술형 문제는 대부분 그 단원에서 배운 문법을 활용해 문제에서 제시된 키워드로 새로운 문장을 쓰는 것이었다. 배점도 객관식 문항보다 2, 3점 더 높아 한 문제만 틀려도 석차에 치명적이다. 김 양은 문법을 공식처럼 적어 놓고 달달 외웠지만 서술형 문제는 좀처럼 맞히기 힘들었다.
문법 문제만 반복해서 풀던 김 양은 ‘영작’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문제를 풀 땐 다 아는 것 같지만 직접 적용해 문장을 써보면 자신이 어떤 점을 놓치는지 발견할 수 있었다.
김 양은 하나의 문법을 계속 변형해 10문장 이상 써봤다. 예를 들어 수동태를 배웠다면 기본형식을 적용해 현재 시제로 써보고 다음엔 과거, 과거완료, 현재완료 등으로 변형해 써보는 식이었다. 그는 “이렇게 연습하다보니 아무리 문제가 변형돼 나와도 무리 없이 문제를 풀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빈틈 2. 빈칸 문제에 약하다
영어 시험에서는 특히 빈칸을 채우는 문제가 많이 출제된다. 문맥의 흐름을 완벽하게 공부하지 않으면 틀릴 수밖에 없는 함정이다.
유현경 양은 유독 빈칸 문제가 어렵게 느껴졌다. 본문을 꼼꼼히 봐도 막상 시험 때 빈칸 문제가 나오면 헷갈리기 일쑤였다. 1학년 2학기 기말고사 때 영어 점수가 10점이나 떨어진 것도 빈칸 문제 때문. 그는 교과서 각 단원의 본문은 기본이고, 본문 앞에 있는 참고자료까지 3번 이상 읽고 쓰며 통째로 외웠다.
시험 볼 때마다 빈칸 문제로 고전하던 유 양은 틀린 문제를 살펴보며 빈칸 문제도 유형이 정해져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전치사나 접속사가 빈칸 문제로 많이 나오고, 해당 지문의 키워드를 찾는 문제도 빈칸으로 출제되고 있었던 것. 문제 유형을 익힌 유 양은 빈칸 문제가 나올 수 있을 만한 문장을 주의해가며 외워 점수를 올리는 데 성공했다.
빈틈 3. 본문에 나온 단어만 외운다
영어를 싫어하는 학생은 대개 외워야 할 단어가 너무 많은 것을 첫 번째 이유로 꼽는다. 한 단원이 시작될 때마다 본문에 새로 등장하는 기본 단어만도 50개를 훌쩍 뛰어넘는다. 여기에 유의어, 반의어, 숙어까지 엮어 외우다보면 외워야 할 단어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김 양은 모르는 단어 하나 때문에 아깝게 100점을 놓친 적이 있다. 교과서에 나온 단어는 빠짐없이 외웠지만 처음 본 단어 앞에선 속수무책이었다. 김 양은 자습서에 나온 참고 단어까지 모두 외웠다. 단어장을 따로 준비해 한 단어와 관련 있는 유의어, 반의어, 숙어를 표로 만들었다. 한눈에 들어오게 정리한 표만 봐도 관련 단어가 연상됐다. 김 양의 단어장은 시험 보기 직전에 효과를 발휘했다.
빈틈 4. 듣기평가를 소홀히 한다
중학교 내신 영어점수는 지필고사에 듣기평가 점수가 합산된다. 지필고사를 아무리 잘 봐도 듣기평가에서 많이 틀리면 1등은 물거품이 된다. 지필고사에 앞서 치러지는 듣기평가에서 점수를 낮게 받으면 지필고사 공부에 대한 의욕도 함께 떨어지는 게 큰 문제다.
박온유 양은 2학년 첫 듣기평가에서 당황한 경험이 있다. 1학년 때에 비해 대화가 길어지면서 집중력이 흐려졌고, 속도도 더 빨라져 헷갈리는 문제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박 양은 새로운 듣기 습관을 들였다. 문제를 풀 땐 대화 내용을 들으며 재빨리 핵심 단어를 문제 옆에 썼다. 연습 문제를 풀고 나서는 문제 유형별, 대화 상황별로 자주 나오는 단어를 따로 정리해 외우고, 교과서 뒤쪽에 부록으로 달린 ‘듣기용 대화지문’을 따라 읽는 연습도 했다. 3년치 기출 문제를 풀어보는 것은 기본이다. 듣기, 읽기, 암기를 꾸준히 병행한 박 양은 2학년 1학기 듣기평가에서 만점을 받았다.
이혜진 기자 leehj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