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독서로 논술잡기]‘단락 어떻게 읽고 쓸 것인가’

  • 입력 2008년 6월 2일 02시 57분


◇단락 어떻게 읽고 쓸 것인가/토마스 D 코웰스키 지음/한국독서연구원/

우리는 단락을 중심으로 글을 읽고 쓴다. 단락은 하나의 주제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글 전체에서 유기적인 부분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독서와 논술에서도 단락을 이해하는 능력이 실력을 좌우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단락의 원칙 없이 글을 쓴다. 단락이라고 해봤자 중간 중간에 줄을 바꾸어 놓은 수준에 불과하다. 이 책은 단락을 잘 이해하고, 잘 쓰는 일이 독해나 논술의 필수 과정이라고 말한다. 다음의 사례를 논술과 관련하여 이해해 보자.

(가) ①새로운 업종의 사업들이 기존 사업 시장을 위협하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②모텔은 호텔과 경쟁하고, 자동차 대여 사업은 택시 회사나 심지어 자가 운전자와, 야외극장은 영화관과, 북 클럽은 소매가 서점들과, 자동판매기는 구멍가게와 각각 경쟁한다. ③최근에는 셀프서비스로 운영되는 약국도 생겨났다. ④또 다른 사업 유형으로는, 자기 소유의 집을 짓거나 그들 스스로 그 밖의 다른 건축 작업을 하기 원하는 사람들에게 용구를 대여해 주는 회사도 있다.(6쪽)

(나) ①현대사회에서는 어떤 시민에게든 말의 해석은 결코 끝이 없는 작업이다. ②현대 의사소통 수단의 결과로써 우리는 이제 매일 우리 앞에 던져지는 수십만 개의 단어들을 접하게 되었다. ③교사들, 목사들, 장사꾼들, 정부관리들, 그리고 텔레비전과 라디오 등을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말을 듣고 있다. ④라디오 덕분에 청량음료와 가루비누, 완화제 행상인들의 외침은 집안으로 밀려들어와 우리를 설득시키고-또한 어떤 집에서는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라디오 소리가 결코 끊이지 않는다. ⑤우리의 삶은 말들로 꽉 차 있다.(12쪽)

(가)는 하나의 주제나 그 주제의 일부분을 전개시켜 나가는 문장들이 단락으로 제시됐다. ①의 주제문장을 ②, ③, ④의 문장들이 부연, 보충하고 있다. (나)는 주제문장이 중요 보충문과 부차적인 문장으로 부연 설명되는 단락을 보여준다. ①의 주제문장은 ②, ⑤의 중요 보충문이 뒷받침한다. ③, ④의 부차적 문장은 ②, ⑤의 중요 보충문을 보완한다.

이제 (가)와 (나)를 바탕으로 스스로 논술 문제를 만들고 답안까지 작성해 보자.

첫 번째로 ‘(가)의 주제문장을 전개시키는 방식을 사례를 들어 설명하시오’란 문제를 만들어 보자. ①이 주제문장이고, ‘새로운 업종의 회사들’과 ‘기존 업종의 회사들’이 두 개의 주제다. ‘위협하면서 지속적으로 성장’은 두 주제를 제한한다. 전개 방식은 두괄식 구조로, ①의 주제문장을 ②, ③, ④가 부연, 보충하고 있다. 그 사례로 ‘사전은 어휘 학습의 보조물’을 들 수 있다. ‘사전’은 주제이고, ‘학습의 보조물’은 이후에 나올 예시 등의 구체적 뒷받침 문장들의 범위를 한정하는 구(句)이다.

두 번째로 ‘(나)가 잘 써진 단락이라고 할 때 그 이유를 설명하고, 자신의 견해를 제시하시오’란 문제를 풀어 보자.

①의 주제문장을 ②, ⑤의 중요 보충문과 ③, ④의 부차적 문장이 뒷받침하고 있다. 즉, ②, ⑤의 중요 보충문은 ①의 이유를 추상적으로 보충해 주는 것이고, ③, ④의 부차적 문장이 ②, ⑤의 중요 보충문을 보충해 주는 구조다. 이런 단락은 의사소통에 설득력을 높인다. 중요 보충문(추상적 근거)과 부차적 보충문(구체적 근거)들이 주제(중심 내용)를 뒷받침해 주기 때문이다. 글의 문단을 쓸 때 이런 구조를 활용하면 내용을 논리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우리는 독해와 작문을 어려워한다. 단락 읽기와 쓰기에서 미흡하기 때문이다. 글의 단락은 독해나 논술의 기본이다. 잘 써진 단락은 읽는 사람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 이해를 돕는다. 또 독자들에게 단락을 쓰고 싶은 욕망까지 일게 한다. 이 책은 의지를 가지고 단락을 읽고 써보기를 권한다.

이도희 송탄여고 국어교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