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국민대책회의)'와 보수단체들이 모두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5일에는 국민대책회의가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을 포기하고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어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촛불집회 참가자 일부가 서울광장에서 추모제를 열고 있는 특수 임무수행자회 측에 항의를 하는 등 한 때 긴장감이 고조됐다.
또 10일에는 뉴라이트전국연합과 국민행동본부 등 보수 성향 단체들이 서울광장에서 '법질서 수호¤FTA비준촉구 국민대회'를 열기로 해 국민대책회의와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집회 장소 갈등= 전직 북파공작원과 특수 첩보부대 출신으로 구성된 특수 임무수행자회는 5일 오후 7시부터 '대한민국 특수임무 전사자 합동 위령제'를 개최하기 위해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광장을 차지했다.
소속 회원 50여 명은 서울광장 바닥에 북파 공작 업무를 수행하다 숨진 영령들의 위배를 세우는 작업을 벌였다. 잔디밭 곳곳에 순직자 7726명의 이름이 적힌 위패가 세워졌고 태극기가 꽂혔다. 이어 오후 7시부터는 군복을 입은 회원 2000여 명이 참석해 철야 추모행사를 진행했다.
이에 따라 서울광장에서 이날 오후 7시부터 8일까지 '72시간 릴레이 국민행동' 집회를 열려던 국민대책회의는 서울광장 맞은편 덕수궁 대한문 앞으로 집회 장소를 옮겼다.
이 과정에서 양측 관계자들 사이에서 한동안 고성이 오가기도 했으나 다행히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특수임무수행자회 오복섭 사무총장은 "이 곳에서 촛불문화제가 열리는 줄 몰랐다"며 "이번 추모행사는 현충일을 기념해 동지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것일 뿐 촛불집회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3박4일 시위 시작= 이날 오후 7시 덕수궁 앞에 모인 2만여 명은 '고시철회, 전면 재협상'을 외치며 72시간 철야집회에 돌입했다.
이날 집회에는 동맹휴업을 벌인 서울대 등 서울 시내 대학의 학생들도 총학생회 단위로 참가했다.
서울대생들은 총학생회 주최로 오후 3시부터 교내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서울대 입구까지 행진한 뒤 촛불집회에 합류했다.
서울대 정치학과는 학부생 60여 명의 명의로 "이명박 정권의 아집과 기만으로 일관하는 독선적 행보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또 연세대, 이화여대 서강대 등은 각 대학에서 교내 집회를 가진 뒤 이날 오후 6시 이화여대에 모여 신촌 일대를 행진하고 촛불집회에 합류했다.
연세대 총학생회 측은 "신촌을 쇠고기 청정지역으로 선포하는 등 앞으로 같은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집회가 진행되는 중에도 '다음 아고라' 등 인터넷 포털 게시판에는 철야 시위 참여를 독려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국민대책회의는 8일까지 매일 오후 4시 도심 가두행진을 계획하고 경찰에 집회신고를 제출했다.
하지만 서울경찰청은 "낮 시간 가두행진은 교통문제를 유발할 우려가 크다"며 대낮 가두행진을 금지했다.
강혜승기자 fineday@donga.com
전성철기자 dawn@donga.com
신광영기자 n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