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라는 말에 정 씨는 별다른 의심 없이 이 남자와 함께 술을 마시고 만취했다. 다음 날, 정 씨는 경기 시흥동의 한 여관에서 눈을 떴고, 지갑 안에 있던 현금 10만 원과 신용카드는 사라진 뒤였다.
서울 금천경찰서는 9일 대학교수라고 속여 접근한 뒤 금품을 훔친 혐의로 조모(59) 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별다른 직업이 없는 조 씨는 정 씨에게 했던 것과 같은 수법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서울과 경기 일대에서 9명의 피해자에게서 2200여만 원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은 대부분 지하철에서 우연히 조 씨를 만나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다 대학교수가 술을 산다고 하니 따라간 것”이라며 “심지어 피해자 중에는 택시비가 없다는 조 씨의 말에 자신의 신용카드 비밀번호까지 알려준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