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3L가 어디냐” 얌체족 늘어

  • 입력 2008년 6월 11일 02시 58분


“보험사죠? 기름 떨어졌는데 비상급유 좀…”

기름값이 치솟으면서 자동차보험사의 ‘비상급유 서비스’ 이용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기름값이 오르자 연료통을 채우지 않고 운행하는 운전자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공짜 기름’을 챙기려고 이 서비스를 신청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10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3∼5월 삼성화재의 비상급유 건수는 2만643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2300건)보다 18.5% 늘었다. 현대해상도 3∼5월 비상급유 건수(1만2792건)가 지난해 같은 기간(9897건)보다 29.3% 늘었고, 동부화재는 같은 기간 26.5% 증가했다.

비상급유 서비스는 운전 중 기름이 떨어졌을 때 긴급 출동해 3∼5L의 기름을 무료 주유해 주는 서비스. 연간 1만5000∼2만 원의 보험료를 추가로 내면 업체에 따라 한 해 최고 5회까지 이용할 수 있다.

경유차 운전자가 1회 5L씩 5차례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기름 25L를 쓸 수 있다. 현재 평균 경유 가격을 기준으로 보면 4만7900원어치다.

손보업계에서는 차의 무게를 조금이라도 줄여 연료를 절약하려고 연료가 떨어질 때가 돼서야 기름을 넣는 사람이 많아진 것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그러나 한 보험사 관계자는 “한 운전자가 시내 한복판에서 비상급유를 신청해 출동했더니 이미 기름 탱크가 가득 차 있어 기름을 넣다가 넘치는 일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한 가입자는 계약 만기일을 1주일 앞두고 다섯 번 연속 비상급유 서비스를 신청해 서비스 한도인 15L를 챙겨 간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부 손보사는 ‘부정 신고’에 대한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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