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이 치솟으면서 자동차보험사의 ‘비상급유 서비스’ 이용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기름값이 오르자 연료통을 채우지 않고 운행하는 운전자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공짜 기름’을 챙기려고 이 서비스를 신청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10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3∼5월 삼성화재의 비상급유 건수는 2만643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2300건)보다 18.5% 늘었다. 현대해상도 3∼5월 비상급유 건수(1만2792건)가 지난해 같은 기간(9897건)보다 29.3% 늘었고, 동부화재는 같은 기간 26.5% 증가했다.
비상급유 서비스는 운전 중 기름이 떨어졌을 때 긴급 출동해 3∼5L의 기름을 무료 주유해 주는 서비스. 연간 1만5000∼2만 원의 보험료를 추가로 내면 업체에 따라 한 해 최고 5회까지 이용할 수 있다.
경유차 운전자가 1회 5L씩 5차례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기름 25L를 쓸 수 있다. 현재 평균 경유 가격을 기준으로 보면 4만7900원어치다.
손보업계에서는 차의 무게를 조금이라도 줄여 연료를 절약하려고 연료가 떨어질 때가 돼서야 기름을 넣는 사람이 많아진 것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그러나 한 보험사 관계자는 “한 운전자가 시내 한복판에서 비상급유를 신청해 출동했더니 이미 기름 탱크가 가득 차 있어 기름을 넣다가 넘치는 일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한 가입자는 계약 만기일을 1주일 앞두고 다섯 번 연속 비상급유 서비스를 신청해 서비스 한도인 15L를 챙겨 간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부 손보사는 ‘부정 신고’에 대한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