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고민에 잠긴 만경강변 농지

  • 입력 2008년 6월 11일 07시 51분


전북道“국유지 회수해 자연습지로”

농민들 “60년 넘게 私有” 보상 요구

전북도가 새만금 수질 악화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만경강 둑 안 대규모 농지의 처리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10일 전북도에 따르면 새만금 유역으로 유입되는 만경강 30여 km 하천구역에서 농사를 짓는 땅은 모두 6.6km²(약 250만 평)다.

이들 농지에서는 벼와 채소, 특용작물 등이 재배되고 있으며 농사를 짓는 과정에서 대량으로 나오는 비료와 농약 성분이 만경강으로 유입되면서 새만금 수질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도의 분석 결과 만경강 상류(2007년 기준)는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이 0.7ppm, 총인(T-P)이 L당 0.025mg으로 각각 새만금 목표수질을 밑돌았으나 농사를 짓는 하류는 BOD 31.9ppm, T-P 1.532mg으로 급격히 나빠졌다.

도는 하류의 수질이 나쁜 것이 익산시 왕궁축산단지의 오폐수와 전주, 김제 등의 생활하수의 영향이 크지만 만경강 하천구역 농지도 큰 요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도는 이들 농지를 회수해 정화기능이 있는 습지나 저류지로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농민들이 보상을 요구하면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이 하천 용지가 일제강점기부터 60∼70년간 농지로 이용되면서 매매가 이뤄지는 등 사실상 사유화돼 시가의 50∼60% 안팎은 보상을 해야 한다는 게 농민들의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농민들 주장대로 보상을 할 경우 140억 원 이상이 필요하며 국가 하천에 대해 전면적인 보상을 한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이를 수용하기가 쉽지 않다.

도 관계자는 “안정적으로 새만금호의 수질 목표를 맞추기 위해서는 만경강 농지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며 “만경강이 국가 하천이고 새만금 사업이 국책사업인 만큼 정부가 예산을 지원해 농지를 사들이는 게 가장 좋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고 말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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