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자회사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의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김광준)는 카지노 보안시스템 선정 과정에서 불법 로비를 벌인 혐의로 프리컴시스템 대표 이모 씨와 대우정보시스템 전 직원 홍모 씨를 10일 체포해 11일까지 조사했다.
검찰은 GKL이 카지노를 설립하면서 조달청을 통하지 않고 보안감시 시스템 설립을 직접 계약한 것과 관련해 이 씨 등을 상대로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불법 로비가 있었는지에 대해 집중 조사했다.
검찰에 따르면 대우정보시스템-삼성SDS 컨소시엄은 2005년 11월 가격을 가장 낮게 부른 GS네오텍-LG CNS 컨소시엄을 제치고 GKL이 발주한 225억 원 규모의 외국인카지노 보안감시 시스템을 수주했다.
특수3부는 그동안 진행해 오던 대한석탄공사와 한국산업은행 등에 대한 수사를 종료하거나 보류하고 소속 검사 모두를 한국관광공사 수사에 투입했다.
검찰 관계자는 “카지노 의혹의 사안이 워낙 방대하고 또 신빙성 있는 첩보들도 있어 이 수사에 집중하기로 했다”라고 전했다.
이날 체포된 이 씨는 정보기술(IT) 업계의 ‘마당발’로 알려져 있으며 GKL의 카지노 보안 시스템 구축 외에 각종 전산장비 관련 업체 선정 과정 등에도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국정원 2차장 출신인 GKL 박정삼 전 사장을 포함해 구 여권 인사들과 친분이 깊은 이 씨가 카지노 사업 과정에서 정치권을 상대로 한 불법 로비에 개입했는지에 대해서도 확인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안팎에서는 GKL의 카지노 사업과 관련해 상당수의 전 정권 실세들이 로비를 받았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한편 박 전 사장은 최근 변호사를 선임해 수사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