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시에 사는 주부 정모(43) 씨는 지난달 말 “반송된 우편물이 있으니 확인하려면 9번 또는 0번을 누르라”는 자동응답시스템(ARS) 전화를 받았다.
궁금한 나머지 9번을 누르자 ARS 전화는 한 남자에게 연결됐으며, 이 남성은 “○○우체국 집배원 ○○○인데 우편물을 찾아주려고 하니 주민등록번호를 알려 달라”고 요구했다.
정 씨는 “동네 집배원의 이름을 밝혀 처음에는 진짜인 줄 알았는데 주민등록번호를 물어 전화사기인 것을 직감했다”며 “우체국에 직접 확인하겠다고 하니 그 남자가 욕설을 내뱉으며 급하게 전화를 끊었다”고 전했다.
12일 지식경제부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이처럼 우체국 집배원의 실명을 밝히는 수법으로 상대방을 안심시켜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를 빼가는 신종 ‘보이스 피싱(전화사기)’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특히 4월 한 달 동안 우체국 택배를 사칭한 보이스 피싱 발생 건수가 수도권 1만2000여 건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3만여 건이 접수됐다고 우정사업본부는 밝혔다.
우정사업본부는 우편물을 정확하고 안전하게 배달하기 위해 우체국 홈페이지를 통해 전국 3600여 곳의 우체국 집배원 1만5000여 명을 관할 구역별로 확인할 수 있는 실명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사기범이 이를 악용한 것이다.
우정사업본부 당국자는 “집배원은 우편물 도착과 반송에 대한 안내를 할 때 주민등록번호나 신용카드 번호 등 개인정보를 절대 묻지 않는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보이스 피싱 피해 예방 10계명 |
1. 미니홈피, 블로그에 개인정보를 남기지 않는다. 2. 동호회 사이트 등에 회원 주소록을 싣지 않는다. 3. 자녀의 친구나 담임교사 연락처를 확보해 둔다. 4. 전화로 계좌번호나 비밀번호를 묻는 금융기관은 없다. 5. 세금 또는 보험료를 환급해준다는 말에 속지 않는다. 6. 동창생, 종친회원의 입금요구시 본인인지 확인한다. 7. 낯선 국제전화나 발신자가 없는 전화는 의심해 본다. 8. 걸려온 ARS 전화로 상담원 연결을 하지 않는다. 9. 입출금 시 휴대전화 문자서비스를 적극 활용한다. 10. 보이스 피싱 피해가 의심되면 경찰에 즉시 신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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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우정사업본부 |
차지완 기자 c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