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계서 공연초청 쇄도 “연습할 시간도 없어요”
부산 사하구의 11평 남짓한 영구임대 아파트에 사는 초등학교 3학년 주연(가명·9) 양은 학교 수업이 끝나면 다대2동 주민센터 2층으로 바로 달려간다.
불편한 몸이지만 건설현장 인부로 일하는 아버지, 갓 태어난 동생 때문에 부업도 쉽지 않은 어머니를 돕느라 또래 아이들보다 철이 빨리 들어 궂은일을 마다 않는 주연 양도 18일까지는 집안일을 뒷전으로 미뤘다.
19일 대구에서 열리는 ‘제3회 대한민국 환경음악제’에 출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연 양은 지난해 정부가 저소득가정을 위해 추진한 보건, 복지, 교육 등 맞춤형 통합서비스 사업인 다대2동 ‘드림스타트센터’의 ‘반올림합창’에 참여하면서 노래와 인연을 맺었다.
이 합창단은 초등학교 2∼6학년 남녀 21명으로 지난해 8월 창단됐다. 평소에는 월 토요일에만 연습을 해왔지만 요즘은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14일에는 을숙도문화회관에서 두 번째 정기연주회를 갖고 19일에는 대한민국 환경음악제에 초청될 정도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몸도 힘들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이지만 꿈과 희망은 건강하고 아름답게 영글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고신대 합창페스티벌에 참여해 발수갈채를 받았고 올해 1월에는 사하구청 시무식과 신평1동 동매사랑누리회 창립총회에 초청돼 공연을 펼쳤다.
2월과 4월에는 남구 대연동 파크사이드 재활의학병원, 수영구 남천동 좋은강안병원 환자들의 쾌유를 빌며 음악을 선사했다. 5월 어린이날에는 을숙도 어린이 한마당에 초청돼 1500여 명의 어린이와 부모들 앞에서 멋진 공연을 선보였다.
이들을 지도하고 있는 드림스타트센터 이정화(32) 씨는 “티 없이 밝고 건강한 모습에서 밝은 미래를 볼 수 있다”며 “이들이 노래를 통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사회의 사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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