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쉼 건네는게 기쁨”
“많은 이들에게 삶의 활력을 주는 인터넷 소설을 쓰고 싶어요.”
인하대 법학과에서 지적재산권을 공부하는 이삼일(27·4학년) 씨. 그는 영화로까지 제작될 수 있는 인터넷 소설을 쓰는 게 꿈이다. 그가 이런 꿈을 갖게 된 것은 고등학교 시절 PC통신을 통해 짧은 유머를 올리면서부터다.
“생활 주변에서 일어나는 가벼운 소재를 꾸밈없이 올렸는데 기대 이상으로 인기를 끌면서 누리꾼들에게 많은 ‘추천’을 받았어요.”
대학생이 된 뒤에는 하숙을 하면서 실제로 경험한 글들을 인터넷에 올렸다.
그의 하숙집에 남자 하숙생은 그가 유일하다. 나머지 하숙생은 또래 여학생 4명이다.
“집주인이 하숙집을 계약하러 간 날 ‘학생 왜? 여기가 싫어?’라고 묻더군요. 저는 예쁜 여학생이 많은 것을 알고 ‘아뇨. 당장 계약해요’라고 했죠.”
그의 글은 남녀 대학생 5명이 하숙을 하면서 일어나는 로맨스를 다루고 있다.
“실제로 저는 여학생 4명 중 2명과 사귀었어요. 이쪽저쪽 눈치를 보면서 여자친구를 만나야 했던 사연들. 하숙집 샤워실에 들어갔다가 여학생들이 한꺼번에 몰려오는 바람에 화장실에서 갇혀 1시간 동안 나오지 못한 일 등을 글 속에 담았죠.”
그의 글은 인터넷 소설 카페인 ‘누리마루’를 통해 소개되면서 누리꾼들 사이에 인기를 끌었다.
2005년에는 책(자음과모음사)으로도 출간돼 대학생은 물론 중고생, 군인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몇몇 군인이 이 씨가 있는 인하대로 찾아와 사인을 받아갈 정도였다.
한 군인은 올해 인터넷에 올린 글에서 “군대 도서실에서 ‘하숙생’을 빌려 보려면 며칠씩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라고 밝혔다.
이 씨는 “하숙생을 영화로 제작하자는 제의를 받았지만 그때는 책을 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영화에는 관심이 없었다”며 “구어체로 이해하기 쉽게 글을 썼고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일을 솔직하게 옮겨 인기를 끈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고3에게 고백받았습니다’란 소설을 준비하고 있다.
주인공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알게 된 고3 여학생에게 사랑을 고백받고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로맨스 소설이다.
이 씨는 “인터넷 소설은 일상에 찌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많은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휴식을 안겨주는 것 같다”며 “수많은 관객이 본 ‘엽기적인 그녀’ ‘동갑내기 과외하기’도 모두 인터넷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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