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18일 ‘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 김경준(42·구속 기소) 씨가 지난달 사건 수사를 담당했던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에 영어로 쓴 사과 편지를 보내왔다고 밝혔다.
검찰은 내부 통신망에 김 씨가 지난해 특별수사팀을 이끈 최재경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수사기획관 앞으로 보낸 3쪽 분량의 편지 전문을 올렸다. 김 씨가 공개적으로 수사 검사에게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씨는 “제 생각을 좀 더 잘 반영하고 표현하기 위해 영어로 쓰는 것을 용서해 달라”고 하면서 편지를 시작했다.
그는 “지난 6개월은 저에게 잔인하면서도 자신을 회고하는 시간이었다”며 “제가 부장님과 다른 검사님들에게 보였던 분별없는 행동에 대해 사과드리고자 이 편지를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는 당시 너무나 두려움에 휩싸여 있어 부장님의 진심을 왜곡하고 오히려 분노라는 화살을 쐈고, 그로 인해 지금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의 후회를 하고 있다”며 “사과를 하고 책임을 받아들이는 것이 어려운 일이라는 점을 잘 안다. 제가 행한 부끄러운 행동에 대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사과 말씀을 드릴 수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지난해 메모를 통해 자신을 회유 협박했다고 지목했던 수사 검사를 직접 찾아가 무릎을 꿇고 사과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