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LEET의 A to Z]본보 전국모의고사 해설 <3>

  • 입력 2008년 6월 23일 02시 57분


《법학적성시험(LEET)이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처음 실시되는 시험인 만큼 정부 예제를 포함해 다양한 유형의 문제에 대비해야 한다. 동아일보 주관으로 1일 실시된 LEET 전국 모의고사 추리문제와 해설을 통해 LEET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보자.》

● '논증-분석 및 재구성-법적논변'

5. 다음 글은 한비자가 '설문'에서 제시한 논증을 인용한 것이다. 한비자는 이 논증에서 핵심적인 전제 하나를 생략하고 있다. 가장 적절한 것을 고르시오.

① 인간은 처벌에 약하다.

② 가벼운 죄가 중한 죄로 이어지는 것이다.

③ 안정되게 통치를 하려면 통치자가 바로 서야 한다.

④ 안정된 통치를 하려면 가벼운 죄에 중벌을 주어야 한다.

⑤ 중죄를 중하게 처벌하면 사람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정답 ②

해설

숨은 논거를 적절하게 파악할 수 있는지 시험하는 문제다. ④는 한비자가 명시적으로 제안하는 주장이고 ①, ③, ⑤는 한비자의 주장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주장이다. 한비자가 가장 핵심적으로 하고 있는 주장은 가벼운 죄를 무거운 형벌로 다스려야 한다는 것이고 이는 '가벼운 죄가 중한 죄로 이어진다'고 가정하고 있다.

17. 다음의 세 명제 모두 참이라고 해보자. 제시문의 내용에 비추어 보았을 때 세 명제 중 배심원단 평결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1997년 7월 무어(David Moor) 박사는 영국의 선데이 타임즈에 지난 30년 동안 약물을 사용하여 100~300명 환자의 죽음을 기꺼이 도왔다고 고백한다. 경찰당국은 즉각 수사에 착수하여 장암수술을 받고 투병 중이던 리들(George Liddell)을 살해한 혐의로 그를 기소한다. 검찰은 헤로인을 사용한 의도적인 살해라고 주장하나, 무어 박사는 자신의 의도는 오로지 환자를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주는 데 있었다고 반박한다. 무어 박사가 유죄판결을 받기 위해서는 그가 주사한 헤로인에 의하여 리들이 사망했어야 했으며, 그가 리들의 죽음을 의도했어야만 했다. 하지만 검찰은 무어 박사가 주사한 헤로인에 의하여 리들이 사망했다는 것을 입증하지 못한다. 따라서 판사는 배심원들에게 헤로인으로 인하여 리들이 사망했다는 검찰 측의 주장은 고려하지 말라고 주문한다. 12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18일간의 장고 끝에 무어 박사에게 무죄평결을 내린다.

ㄱ. 무어 박사가 주사한 헤로인이 리들의 사망 원인이었다.

ㄴ. 어떤 행위를 자발적으로 했다면, 그 행위의 결과를 의도했다.

ㄷ. 어떤 행위를 하면서 그 행위의 결과를 예견했다면, 그 행위의 결과를 의도했다.

① ㄱ

② ㄴ

③ ㄱ, ㄴ

④ ㄴ, ㄷ

⑤ ㄱ, ㄷ

정답 ④

해설

제시문에 숨어있는 전제를 분석하고 그것으로부터 적절한 전제를 구성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문제다. 무어 박사가 환자의 죽음을 기꺼이 도와주었다고 고백을 했으므로 그가 헤로인을 주사하면서 환자의 죽음을 예견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ㄷ'으로부터 배심원의 평결은 잘못되었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ㄱ'은 배심원의 평결이 아닌 검찰의 수사가 무능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무어 박사가 자발적으로 환자의 죽음을 도와주었다고 보아야 하므로 'ㄴ'으로부터 배심원의 평결은 잘못되었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 '논증-비판 및 반론-의사결정' 문제

21. 바이어(Kurt Baier)는 "사람들은 각기 자신에게 최고의 이익이 되는 행위를 할 의무가 있다"는 윤리적 이기주의를 가정할 경우 아래 사례에서 "영수가 자신을 제거하려는 철수의 행위를 막는 일은 도덕적으로 옳은 행위면서 동시에 옳지 않은 행위가 되기에" 논리적 모순에 빠진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이런 결론을 뒷받침하기 위해 (윤리적 이기주의를 가정하면서) 제시한 전제 중에서 보다 기초적인 주장이면서 참이 아니라고 반대를 제기할 수 있는 주장 하나를 고르시오.

철수와 영수가 한림읍의 읍장 후보라고 가정해보자. 두 후보의 관심사는 상대방을 정치적으로 제거하여 선거에 당선되는 것이다. 철수가 당선된다면 철수는 이익을 보지만 영수는 손해를 보며, 영수가 당선된다면 영수는 이익을 보지만 철수는 손해를 본다. 이런 경우에 철수는 영수를 제거해야 옳은 일을 한 것(자기 의무를 다한 것)이 되고 영수는 철수를 제거해야 옳은 일을 한 것이 된다. 영수가 자신을 제거하려는 철수의 행위를 막는다고 할 경우, 영수의 행위는 옳지 않은 것이면서 동시에 옳은 행위가 된다. 옳지 않은 행위가 되는 것은 철수가 자신의 의무를 다해서 옳은 행위를 해야 하는데 영수가 그것을 막았기 때문이고, 옳은 행위가 되는 것은 그 행위가 바로 영수가 수행해야 할 의무인 것이고 의무를 수행하지 않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행위가 도덕적으로 옳은 행위면서 동시에 옳지 않은 행위가 될 수는 없다.

① 철수가 당선된다면 철수는 이익을 보지만 영수는 손해를 보며, 영수가 당선된다면 영수는 이익을 보지만 철수는 손해를 본다.

② 영수를 제거하는 것이 철수에게는 최고의 이익이고, 영수에게 최고의 이익은 철수가 자신을 제거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다.

③ 철수의 의무는 영수를 제거하는 것이고 영수의 의무는 철수가 그런 행위를 못하도록 막는 것이다.

④ 누군가가 자신의 의무를 다하는 것을 막는 것은 잘못이다.

⑤ 영수가 자신을 제거하려는 철수의 행위를 막는 행위는 잘못된 것이다.

정답 ④

해설

결론을 뒷받침하는 근거 및 추론의 적절성 평가능력을 시험하는 문제다. 근거를 받아들일 수 있느냐(수용 가능성) 여부는 '주어진 맥락에서 자연스럽게 읽어낼 수 있는가', '다른 증거적 진술에 의해 잘 뒷받침되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 ①, ②, ③은 주어진 가정과 맥락에 의해 자연스럽게 따라 나오는 주장으로서 영수와 철수 각각에게 이익인 것과 의무를 진술하고 있다. ⑤는 ④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할 경우 ③에 의거하여 추론해낼 수 있는 주장이다. ④의 수용 가능성 여부가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④는 뒷받침 근거가 따로 제시되어 있지 않은 우연적인(거짓일 수도 있는) 주장이다.

● '논증-판단 및 평가-과학' 문제

30. 다음의 실험을 통해 도출될 수 있는 가장 그럴듯한 결론은?

박쥐가 빛이 없는 동굴 속에서도 잘 날아다니는 이유를 밝히기 위해서 실험이 진행되었다. 먼저 '박쥐가 눈을 통해 지형을 식별해서 난다'는 가설을 세우고, 그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 눈을 가리고 날려 보았으나 박쥐는 비행에 전혀 지장을 받지 못했다. 다음으로는 '박쥐가 귀를 통해 지형을 식별해서 난다'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입증하기 위해, 귀를 막고 날려 보았더니 박쥐는 잘 날지 못하고 동굴 벽에 여기저기 부딪쳤다. 세 번째로는 '박쥐는 귀를 통해 지형을 식별해서 난다'는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소리를 내지 못하게 입을 막고 날려 보았는데, 어떤 종류의 박쥐는 잘 날고, 어떤 종류의 박쥐는 잘 날지 못했다.

① 박쥐는 귀를 통해 지형지물을 파악하는 것이 분명하다.

② 박쥐는 초음파의 반사를 피부로 감지하여 지형을 파악한다.

③ 박쥐의 종류에 따라 귀를 이용하는 쪽과 눈을 이용하는 쪽으로 나뉜다.

④ 박쥐가 청각을 이용해서 난다는 가설은 아직까지는 부분적으로 유효하다.

⑤ 입을 막고 날렸을 경우에 일부의 박쥐는 여전히 잘 날아다녔으므로 귀를 통해 지형지물을 파악한다는 가설은 파기된다.

정답 ④

해설

학문에서 가설의 지위에 대한 특정한 지식을 갖고 있지 않더라도 주어진 지문에서 언어의 의미와 주어진 상황을 통해 건전하게 추론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를 묻는 문제다. 일반적으로 가설은 실험을 통해 가설에 반하는 사례가 드러나지 않는 한 유효한 가설로서 지위를 유지한다. 가설에 반하는 사례가 드러났더라도 가설은 곧장 폐기되는 것이 아니라 일정 부분 수정을 통해 유지될 수 있다. 주어진 지문에서는 가설에 반하는 사례와 가설에 부합하는 사례가 모두 관측되었기 때문에 가설에 대해 일정 부분 수정이 필요한 경우다. 따라서 ①은 본래의 가설을 그대로 유지하기 때문에, ②는 본래 가설의 취지에서 벗어나는 수정의 형태이기 때문에 잘못되었다. ⑤는 일부의 반박 사례로 가설 전체를 폐기한다는 점에서 옳지 않다. ③은 현재 실험의 결과로는 확증할 수 없는 주장으로 또 다른 가설로 설정할 수 있다. 그러나 실험 결과로부터 직접 도출할 수 있는 주장이 아니기 때문에 답이 될 수 없다. 따라서 ④가 가설의 부분적 유효성을 인정한다는 점에서 가장 그럴듯하며 합리적인 결론이라고 볼 수 있다.

김명준 PLS 추리영역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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