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등친 배드민턴협 임원…대회 출전비 등 수억 가로채

대한배드민턴협회 임원과 감독이 선수의 대회 출전비와 급여를 빼돌린 혐의를 잡고 경찰이 수사 중이다.

대전지방경찰청은 대한배드민턴협회 임원인 A 씨와 모 군청 배드민턴 감독인 B 씨가 2003년부터 최근까지 전국체전 등 대회 출전비와 급여, 배드민턴 용품비 가운데 각각 2억 원과 1억4000만 원씩을 가로챈 혐의로 수사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이들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대회 출전비와 급여를 받는 선수의 개인 통장과 도장을 직접 관리하면서 입금액 가운데 일부만 현금으로 지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용품 공급업자와 짜고 납품받은 물건 가운데 일부를 반납하고 이를 현금으로 환산해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용품업자 계좌에 있는 돈의 일부가 A, B 씨의 계좌로 입금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 가운데 9500여만 원을 가로챈 혐의로 B 씨 밑에서 코치로 있는 C 씨도 조사 중이다.

또 스포츠용품업자 D 씨가 여러 학교의 배드민턴 코치 등에게 2억여 원을 건넨 사실을 확인하고 돈의 성격을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억대의 공금을 횡령한 혐의로 대전배드민턴협회 전 임원 김모 씨를 13일 구속한 뒤 다른 임원의 비리를 포착해 수사를 확대했다.

김 씨는 2004년 4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선수 훈련비와 대회 출전비로 지원된 대한체육회 보조금 등 가운데 1억4000여만 원을 빼돌린 혐의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