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막고… 돌 던지고… 걷어차고… 한밤 격렬 시위

  • 입력 2008년 6월 26일 02시 58분


시위대 ‘연행’ 저지 25일 밤 촛불집회 뒤 서울 종로구 새문안교회 뒤편에서 폭력 시위를 벌여 연행된 시위대원들을 태운 경찰 차량이 출발하려 하자 시위대가 막고 있다. 김재명 기자
시위대 ‘연행’ 저지 25일 밤 촛불집회 뒤 서울 종로구 새문안교회 뒤편에서 폭력 시위를 벌여 연행된 시위대원들을 태운 경찰 차량이 출발하려 하자 시위대가 막고 있다. 김재명 기자
촛불 시위대 3000여명 도심 곳곳서 경찰과 충돌

靑인근 대낮 시위도… 민노당의원등 120여명 연행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국민대책회의)’는 25일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고시 관보 게재 방침에 반발하는 집회를 이어갔다.

이명박 대통령의 불법시위 엄단 지시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날 시위대는 도로를 불법 점거하고 밤부터는 곳곳에서 경찰과 격렬하게 충돌했다.

국민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청운동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고시 강행은 국민을 향해 전쟁을 선포한 것”이라며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대책회의는 이 대통령의 불법시위 엄단 지시에 대해 “이 대통령이야말로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건강권과 행복추구권을 무시해 혼란을 낳은 장본인”이라고 주장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회원 등 참가자 100여 명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밥상주권 찾아오라’ ‘국민심판 고시철회’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가두행진을 했다.

참가자들은 서울광장을 향해 가려다 경찰에 막히자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부근 내자동 사거리에서 연좌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해산해 줄 것을 요구하는 방송을 몇 차례 한 뒤 오후 4시경 여경과 전경을 동원해 강제 해산에 나서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 등 123명(오후 11시 반 현재)을 연행했다.

경찰이 연행자를 버스에 태워 출발하려 하자 일부 시위대는 버스를 가로막고 격렬히 항의하기도 했다. 이에 경찰은 버스를 가로막은 시위대를 인도로 밀어냈다.

국민대책회의는 이어 오후 7시부터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주변 도로를 점거한 채 촛불집회를 열었다.

집회를 시작할 때 500여 명(경찰 추산)이었던 참가자는 오후 7시 반경 서울 종로구 세종로 사거리까지 행진할 때는 3000여 명(경찰 추산)으로 늘어났다.

‘이명박은 물러나라’ ‘폭력경찰 철수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세종로 사거리까지 행진한 시위대는 사거리에서 도로를 점거한 채 다음 날 새벽까지 연좌시위를 벌였다.


▲ 영상취재 : 신세기 동아닷컴 기자
▲ 영상취재 : 김한준 동아닷컴 객원기자

오후 9시 반경에는 시위대 500여 명이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까지 차도로 행진한 뒤 연행자 석방을 요구하며 경찰청사 앞 차도를 점거한 채 시위를 벌였다.

밤이 깊어지면서 복면을 한 일부 시위대는 신문로 새문안교회 옆길 등에서 전경에게 돌을 던지고 방패를 걷어차는가 하면 인근에서 끌어온 호스로 물을 뿌리는 등 폭력을 휘둘렀다.

경찰은 밤 12시경 새문안교회 옆길에서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를 쏘며 해산을 시도했다.

그러나 세종로 사거리에서 차에 올라 마이크로 구호를 선창하던 여성은 시위대에게 “새문안교회 앞에서 시민들이 경찰에 맞아 부상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오후 10시경 세종로 사거리에서도 시위대가 전경버스를 밧줄로 묶어 끌어내 차벽을 무너뜨리려 하자 경찰이 소화기를 분사해 막았다.

한편 지방 주요 도시에서도 고시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오후 7시부터 1시간 반 동안 울산대공원 동문 앞에서 2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고시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는 등 부산, 대전, 인천, 강원 춘천시에서도 20∼100여 명씩 모여 집회를 열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美 쇠고기 고시저지’ 수천명 거리시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