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도 불사" vs "폭력은 자폭"

  • 입력 2008년 6월 26일 15시 39분


인터넷 토론방, 촛불시위 의견 다르면 '알바' 몰아부쳐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고시에 반발하는 누리꾼들이 촛불 시위대에 '폭력시위'를 주문하고 나서고 있다.

반면 비폭력을 지지하는 누리꾼들은 이들과 격렬한 논쟁을 벌이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서로를 '알바'라고 몰아세우고 있다.

26일 다음 아고라의 토론방에는 "폭력시위도 불사해야 한다"는 의견 수백 건이 잇따라 오르고 있다.

한 누리꾼은 '비폭력은 가라. 4·19도 폭력시위였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선을 넘는 게 중요하다"며 "100만이 비폭력으로 100번 모였다 흩어진들 이명박이는 끄덕도 안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상황에서는 국민의 지지를 잃을 각오를 하고 폭력시위도 불사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누리꾼은 '비폭력을 외치는 인간들은 들어라'라는 제목의 글에서 "너희들이 보는바와 같이 두 달 동안 그렇게 비폭력으로 맞섰지만 결과는 관보게재다"라며 "까나리액젓 물총에서부터 필요하다면 쇠파이프와 화염병이라도 단호하게 들 수 있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의견에 대해 반대하는 누리꾼들의 목소리도 아고라에서 잇따르고 있다.

한 누리꾼은 "지금 촛불 시위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긴 하지만, 여태껏 우리가 범국민적 지지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비폭력이었기 때문"이라며 "폭력시위는 자폭입니다. 제발 좀 이성적으로 생각합시다"라고 응수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폭력으로 변질되면 그나마 남은 사람도 등 돌릴 거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누리꾼들은 자신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댓글 등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알바'로 몰아세웠다.

"비폭력 하자는 것은 알바의 글입니다"라는 주장에는 "폭력 하자는 게 알바 글입니다"라는 글이 맞서고 있고 "너는 한나라당 아니면 대책위 소속이다"라는 글도 눈에 띄는 등 토론장 분위기는 어수선했다.

한 누리꾼은 폭력·비폭력 관련 게시판에 "욕하지 마세요 지발…우리기리 욕이나 저속한 말은 하지 맙시다 프리즈"라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


▲ 영상취재 : 신세기 동아닷컴 기자
▲ 영상취재 : 김한준 동아닷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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