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인권위원 전원 사퇴

  • 입력 2008년 6월 27일 03시 12분


“촛불집회 과정서 벌어진 일련의 사태 유감”

경찰청 인권위원회(위원장 박경서 이화여대 석좌교수) 위원 전원이 위원직을 사임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청 인권위는 이날 “최근 촛불집회 과정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태는 매우 유감스럽다. 이런 사태와 관련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에 한계를 절감했다”며 사임 이유를 밝혔다.

인권 경찰의 위상을 확립한다는 목표로 2005년 출범한 경찰청 인권위는 매달 한 번씩 정례회의를 갖고 순수 자문기구로 활동해 왔다.

위원은 박 위원장을 비롯해 하태훈 고려대 교수, 한상훈 연세대 교수, 차지훈 변호사, 김해성 목사 등 각계 인사 14명으로 구성돼 있다.

위원회는 19일 정례회의에서 박 위원장의 건의로 사퇴 문제를 논의했다. 당시 위원 9명만 참석해 박 위원장이 불참한 나머지 위원 5명에게 전화로 의사를 물어 전원 사퇴를 확정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위원은 “이번 정권 들어 인권보다는 법질서를 강조하는 분위기가 강했다. 촛불집회를 계기로 인권위 역할에 한계를 느끼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위원은 “어청수 청장이 귀를 기울여야 자문에 응해 줄 수 있는데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활동을 해 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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