쏙쏙∼
쓰기, 목적-과정에 맞아야
술술∼
《누구나 잘할 수 있으리라 생각되지만 성적은 좀처럼 오르지 않는 과목이 바로 국어다. 국어는 공부를 다소 소홀히 한다고 해서 당장 성적이 많이 떨어질 것 같지 않다고 여기는 학생이 적지 않다. 학생들은 국어가 중요하다고 여기면서도 영어나 수학보다 공부를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 왜 일어나는 걸까. 학생들이 국어 공부법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선 국어의 중요성부터 다시 살펴보자. 국어는 언어 사용 능력을 키워 다른 모든 교과목의 실력 향상을 가능케 하는 기본 교과다. 언어 사용 능력이 향상되면 의사소통이 원활해질 뿐만 아니라 지식을 분석·판단하는 능력, 문학작품을 감상하고 상상력과 창의력을 계발하는 능력도 쑥쑥 커간다. 이런 능력을 키우기 위한 국어학습 방법은 읽기와 쓰기가 기본이다. 학생들은 일상생활에서 수많은 문장을 읽고 쓰기를 반복한다. 이것만으론 부족하다. 글의 종류와 목적별로 적절한 읽기와 쓰기 전략을 구사해야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국어학습이 가능하다. 》
○ 읽기: 글의 종류별 독해 전략이 있다
글을 읽고 무엇을 얻었는지가 중요한 건 아니다. 지식 얻기가 글 읽기의 목적은 아니기 때문이다. 글의 내용을 바르게 이해하고, 지식을 다루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읽기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글을 쓴 목적과 글의 성격에 맞게 전략적으로 읽는 방법론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비문학 영역의 논설문을 보자. 글쓴이의 의견이나 주장이 뚜렷한 글은 글쓴이의 의견이 사실과 실례에 근거한 것인지, 의견을 뒷받침하는 이유나 근거가 타당한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그래야 주장 내용이 실제 적용 가능한 것인지를 판단할 수 있고, 그 주장을 받아들일지도 결정할 수 있다.
설명문이나 보고문처럼 정보 전달이 목적인 글은 객관적이고 논리적으로 서술되었는지를 파악하며 읽어야 한다. 무엇에 대해 쓴 글인지, 글은 어떻게 짜여 있는지를 살펴보자. 서술된 내용이 믿을 만한 자료나 조사 결과와 어긋나지 않는지도 따져 보며 읽어야 한다. 그래야만 필요한 정보는 수용하고 불필요하거나 부정확한 정보는 걸러낼 수 있다.
문학작품은 어떨까? 시(詩)라면 운율을 느껴보고 감각적으로 쓰인 표현을 찾아보자. 시의 장면이나 분위기도 상상해 보고 시의 주제를 파악해야 한다. 시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거기에서 인간의 가치를 찾고, 삶에 대해 자각하는 게 시를 읽는 목적이다.
소설은 사실 또는 작가의 상상력에 바탕을 두고 이야기를 꾸며 나간 문학 양식이다. 인물, 사건, 배경과 함께 사건의 전개 과정을 파악하면서 읽어야 한다. 그 후에는 ‘사건과 인물과의 관계’와 ‘사건과 배경과의 관계’를 이해하며 읽는다. 이 같은 독해를 통해 작가가 그리는 인간 혹은 사회의 모습을 파악할 수 있다.
극본은 연극이나 영화를 만들기 위하여 쓴 글이다. 배우의 동작이나 대사, 무대장치 따위가 구체적으로 적혀있다. 극본을 읽을 때 연극이나 영화로 구현됐을 경우의 장면, 등장 인물의 목소리, 행동 등을 상상하며 읽어야 한다. 이를 통해 극본의 배경, 등장인물, 극본에 나타난 갈등을 총체적으로 이해하게 된다.
이처럼 읽기를 잘하려면 글에 맞는 적절한 읽기 전략을 세우고 그 전략에 맞게 읽어 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글에 대한 분석이 빼곡히 적힌 자습서를 펼쳐 놓은 채 ‘지식을 캐내 듯’ 글을 읽는 것은 결과만을 외우는 꼴이 된다. 국어는 과정 없이 결과만을 주워 담을 수 있는 교과가 아니다. 읽기 전략에 따라 생각하고 감상하면서 읽는 방법을 깨달아야 한다.
○ 쓰기: 글 쓰는 목적과 과정에 맞게
쓰기는 문자라는 매체를 빌려 자신의 생각이나 사상, 감정 등을 표현하는 일이다. 생각을 정리하고 쓸 내용을 선정해 글을 조직하고 적절한 표현을 하는 과정을 거쳐야 글이 나온다. 쓰기는 고도의 사고 능력이 요구되는 행위다.
쓰기를 글의 구조에 맞게 단어나 문장을 나열하면 되는 것으로 아는 학생들도 있다. 쓰기 능력을 마치 운전처럼 반복을 통해 익힐 수 있는 기술로 여기는 것이다. 그래서 글쓰기 연습을 하면서 단어나 문장만을 반복해 쓰거나, 글을 여러 번 써 보는 것만으로 쓰기 학습을 완성했다고 착각하기도 한다. 이런 식으로 글쓰기 연습을 하다보면, 자칫 생각이 정리되기도 전에 손이 먼저 움직여 글이 나오게 된다. 이런 글은 늘 써오던 내용과 표현으로만 채워져 깊거나 참신한 내용과는 거리가 멀다. 글쓰기의 원리를 이해하지 못해 짜임새가 뒤죽박죽인 글이 되기 쉽다.
글쓰기는 여러 가지 생각을 펼쳐 나가는 사고 과정인 동시에 복잡한 문제를 체계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글을 잘 쓰려면 글을 쓰는 목적을 분명히 하고, 전략을 세우고, 글쓰기 과정에 따라 글을 쓰는 연습을 해야 한다.
글쓰기 원리를 이해하고 연습한 뒤 한 편의 글을 직접 완성해 보고, 자신이 쓴 글을 평가해 보는 통합 학습이 필요하다. 글쓰기 전략은 하나의 방법이어서 글쓰기 원리를 익혔다고 해서 곧바로 쓰기 능력이 향상되지는 않는다. 직접 글을 써보고 냉정하게 평가해야 글 쓰기 능력이 점진적으로 향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