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대문경찰서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시위에 참석해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관계사 기물을 훼손한 혐의로 김모(48·택배회사원) 씨를 28일 오후 4시경 택배회사 사무실이 있는 서울 마포구 창전동에서 검거했다. 김 씨에 대해선 29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26일 오후 9시경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일보 앞과 중구 태평로 코리아나호텔 앞에서 시위대를 주도하며 ‘조중동 OUT’ 스티커를 붙이고 코리아나호텔 앞에서 대형 화분을 뒤엎고 흙과 쓰레기를 로비에 뿌리는 등 기물을 파괴한 혐의다.
김 씨는 27일 오전 1시경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남대문경찰서 강력1팀 오모(47) 경위가 미란다원칙을 고지하며 자신을 체포해 승합차에 태우자 시위대를 향해 “경찰이 날 잡아 간다”고 외쳤다.
이후 오 경위가 시위대에 둘러싸여 1시간가량 ‘인민재판’을 당하는 틈을 타 김 씨는 도망쳤다. 경찰에 따르면 오 경위가 “경찰이라며 신분을 밝히고 기물을 파손한 혐의로 김 씨를 체포 중”이라고 밝혔는데도 시위대는 그를 차에서 끌어내 마구 폭행했다.
시위대는 오 경위를 서울광장 한 구석의 천막 부근으로 끌고 가 “시민을 왜 납치하느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과정에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 이덕우 변호사는 “시민들이 ‘납치 현행범’으로 체포했다”면서 오 경위를 입건해 철저하게 조사할 것을 남대문경찰서장에게 요구하기도 했다. 시위대는 오전 2시 10분경 오 경위를 인계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