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조선 사옥 기물파손 40대 택배기사 검거

  • 입력 2008년 6월 30일 02시 58분


현행범 잡던 경관은 시위대에 끌려가 1시간여 곤욕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시위에 참석해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관계사 기물을 훼손한 혐의로 김모(48·택배회사원) 씨를 28일 오후 4시경 택배회사 사무실이 있는 서울 마포구 창전동에서 검거했다. 김 씨에 대해선 29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26일 오후 9시경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일보 앞과 중구 태평로 코리아나호텔 앞에서 시위대를 주도하며 ‘조중동 OUT’ 스티커를 붙이고 코리아나호텔 앞에서 대형 화분을 뒤엎고 흙과 쓰레기를 로비에 뿌리는 등 기물을 파괴한 혐의다.

김 씨는 27일 오전 1시경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남대문경찰서 강력1팀 오모(47) 경위가 미란다원칙을 고지하며 자신을 체포해 승합차에 태우자 시위대를 향해 “경찰이 날 잡아 간다”고 외쳤다.

이후 오 경위가 시위대에 둘러싸여 1시간가량 ‘인민재판’을 당하는 틈을 타 김 씨는 도망쳤다. 경찰에 따르면 오 경위가 “경찰이라며 신분을 밝히고 기물을 파손한 혐의로 김 씨를 체포 중”이라고 밝혔는데도 시위대는 그를 차에서 끌어내 마구 폭행했다.

시위대는 오 경위를 서울광장 한 구석의 천막 부근으로 끌고 가 “시민을 왜 납치하느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과정에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 이덕우 변호사는 “시민들이 ‘납치 현행범’으로 체포했다”면서 오 경위를 입건해 철저하게 조사할 것을 남대문경찰서장에게 요구하기도 했다. 시위대는 오전 2시 10분경 오 경위를 인계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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