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협 깃발 등장… 붉은 손수건 두르고 행동통일

  • 입력 2008년 6월 30일 02시 58분


29일 01시 28분… 물대포 진압29일 오전 1시 28분경 서울 종로에서 경찰이 비옷을 입은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를 쏘고 있다. 경찰은 28, 29일 양일간의 시위 진압 과정에서 일찍부터 살수차를 동원해 도로를 불법 점거한 시위대의 해산을 시도하는 등 한층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연합뉴스
29일 01시 28분… 물대포 진압
29일 오전 1시 28분경 서울 종로에서 경찰이 비옷을 입은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를 쏘고 있다. 경찰은 28, 29일 양일간의 시위 진압 과정에서 일찍부터 살수차를 동원해 도로를 불법 점거한 시위대의 해산을 시도하는 등 한층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연합뉴스
■ 극렬 충돌 ‘1박 2일’

시위대, 쇠꼬챙이-망치 등으로 경찰 공격

“비폭력” 주장하던 참가자 봉변당하기도

서울 중구 태평로 일대에서 28일부터 29일 오전까지 이어진 ‘1박 2일’ 주말 시위는 화염병과 최루탄만 난무하지 않았을 뿐 ‘1980년대 시위’를 방불케 했다.

이날 시위대는 가두시위를 막는 경찰에게 쇠파이프와 쇠꼬챙이 망치 등을 휘둘렀다. 경찰이 살수차를 동원하자 시위대는 ‘살수 맞대응’을 했고 돌멩이와 곤봉도 날아다녔다.

경찰의 엄정 대응 기조도 한층 뚜렷해졌다. 경찰은 주말 집중 집회 초반인 28일 오후 일찌감치 살수차를 동원해 시위대의 조기 해산을 시도했다. 29일 오후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주변을 버스와 전·의경을 동원해 차단하고 시위를 원천 봉쇄했다.

○ 경찰, 엄정 대응 방침 고수

경찰은 28일 오후 9시 반경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앞길에서 노랑색과 초록색의 형광색소를 섞은 물대포를 처음 사용했다. 한진희 서울경찰청장이 “색소가 옷에 묻은 시위자를 끝까지 추적해 검거하겠다”며 색소 혼합 방침을 밝힌 지 하루 만이다.

경찰은 ‘1박 2일’ 시위가 끝난 직후인 29일에는 오후 4시경부터 전경버스 30여 대와 전·의경 11개 중대 1000여 명을 동원해 서울광장 주변을 완전히 차단했다. 경찰은 이날 광장 주변에서 시위대 측의 이동식 무대차량과 스피커가 달린 방송용 트럭도 견인했다.

이날 집회 장소에서 밀려나 명동 등에서 게릴라 시위를 벌이던 시위대 1300여 명은 밤 12시 무렵까지 종로구 종로2가 보신각종 부근에서 모여 연좌농성을 했지만 전날과 달리 경찰과 큰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 시종일관 험악했던 시위 현장

28일엔 본격 집회가 시작된 오후 7시 전부터 과열 양상을 보였다.

오후 4시경 금속노조 조합원과 다음 아고라 누리꾼 800여 명이 종로구 옛 한국일보 사옥 앞 왕복 8차로를 점거하고 청와대로 진출하려 해 경찰과 충돌했다.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쪽에서는 오후 6시부터 폭력과 폭언이 난무했다. 시위대가 광장 앞에 주차된 경찰 살수차량 3대를 발견하고 흥분했기 때문이다.

1시간가량 집회를 마친 뒤 오후 8시 반경부터 가두행진을 시작한 시위대는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앞쪽에서 경찰 차벽에 길이 막히자 계란과 돌멩이를 던지며 거세게 항의했다. 일부는 경찰버스에 밧줄을 걸어 당겼다.

이에 경찰이 살수차를 동원해 물대포를 쏘자 흥분한 시위대 역시 소방호스를 끌어와 물을 쏘며 맞섰다. 또 절단기를 동원해 경찰차량의 철창을 자르고 쇠파이프와 곤봉으로 유리창을 깼다. 오후 10시경 세종로 일대에서도 살벌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시위대는 망치와 쇠파이프, 쇠꼬챙이로 경찰버스를 부수고 경찰을 향해 살충제와 까나리액젓 등을 뿌렸다.

이 과정에서 비폭력을 주장하던 참가자가 봉변을 당하기도 했다. 이날 밤 12시경 여대생 이모(24) 씨가 경찰버스 안으로 모래를 뿌리던 시위대를 제지했으나 별 소용이 없었다. 시위대는 이 씨를 향해 “맨 앞줄에 세워 물대포를 맞게 해 주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 영상취재 : 정영준 동아닷컴 기자
▲ 영상취재 : 김한준 동아닷컴 객원기자


▲ 영상취재 : 정영준 동아닷컴 기자
▲ 영상취재 : 김한준 동아닷컴 객원기자


▲ 영상취재: 동아일보 사진부 김재명 기자


▲ 영상취재: 동아일보 사진부 전영한 기자

○ 1980년대 시위 주도세력 재등장

이번 주말 집회에는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출신들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30, 40대의 386세대 100여 명은 ‘구국의 강철대오 전대협’이라고 적힌 깃발 아래 모여 “1980년대식 경찰의 연행과 폭력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나왔다”고 주장했다.

손목에 빨간 손수건을 맨 이들은 서울광장에서 종로구 안국동까지 운동가요를 부르며 행진했다.

전대협의 재등장으로 인터넷 공간에서는 1980년대 시위문화를 주도했던 운동권 세력들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아고라 전국대학생연합회’(cafe.daum.net/agoraU)가 29일 개설돼 이날 하루 600여 명이 가입했다. 관련 게시판 등에는 “전대협이 살아났으니 사수대와 오월대도 나오라”는 글이 뜨고 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영상편집: 동아일보 편집국 사진부 박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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