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사진) 전 한나라당 대표는 30일 “(쇠고기) 추가 협상 후에 충분한 시간을 갖고 설명한 후 국민의 이해를 구한 뒤 고시를 했어야 됐는데 너무 급하게 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과격 시위는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30일 수도권 지역 신문 ‘시민일보’의 편집국장이 펴낸 책 ‘왜 박근혜인가’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박 전 대표가 공개 행사에 나온 건 거의 한 달 만이다.
그는 “과격 시위, 불법 시위라는 것이 어떤 게 먼저냐는 논란도 있지만 어쨌든 불행한 일이다”라며 “본래 먹을거리 안전을 위해 시작한 만큼 과격 시위는 본래 취지에도 어긋난다. 다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이 출판기념회에는 한나라당 차기 당권 주자와 친박계 정치인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한나라당에서는 박희태, 정몽준, 허태열, 김성조 후보 등 전당대회 출마자 4명을 비롯해 이혜훈, 유정복, 최경환, 안홍준, 김선동, 구상찬, 이정현 의원과 친박연대 홍사덕, 송영선 의원, 친박 무소속 김무성, 이경재, 유기준 의원 등 30여 명의 친박 인사가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축사를 통해 경쟁적으로 박 전 대표를 치켜세웠다.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은 “박 전 대표는 ‘왜 박근혜인가’라는 물음을 던질 필요가 없는 대한민국에서 거의 유일한 사람이다. 다음에 무슨 자리로 가실 것이라는 것도 국민들이 다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조 의원도 “왜 박근혜인지 모르는 사람이 대한민국에 어디 있느냐. 열심히 읽고 왜 박근혜인지 머릿속에 넣어 다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진영 의원은 “복잡한 책 읽지 마시고 저한테 전화하면 5분 안에 ‘왜 박근혜인가’ 설명하겠다”고 했고, 이경재 의원은 책 표지를 거론하며 “박 전 대표의 예쁜 얼굴이 왜곡된 것 같다. 이것만 고치면 감동”이라고 했다.
이혜훈 의원은 “왜 박 전 대표를 물불 안 가리고 지지하느냐고 많은 분이 묻는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 지지하고, 우리 사회에 믿을 수 있는 지도자가 있다면 어려운 문제를 거의 모두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송영선 의원은 “‘왜 박근혜인가’가 아니고, ‘왜 박근혜가 아니었던가’, ‘왜 박근혜가 아니면 안 되는가’가 나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내 일부에서는 전당대회를 사흘 앞두고 이런 행사를 가진 것이 친박 의원들의 결집을 노린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전당대회가 계파 간 싸움으로 변질되는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박 전 대표는 “대의원과 국민이 보고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했고, ‘이번 전대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느냐’는 물음에는 즉답을 피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