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로스쿨 유치 대학들이 법대 신입생 모집을 중단하고, 전문대학원(메디컬스쿨) 체제로의 개편이 본격화되는 의과대와 치과대도 신입생 모집을 크게 줄일 계획이어서 법조인이나 양의사를 꿈꾸는 인문·자연계 최상위권 학생은 전공 선택에 고민할 수밖에 없다. 학부를 마치고 로스쿨, 메디컬스쿨 등 전문대학원 입학을 염두에 두고 있는 수험생의 학과선택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소개한다.》
로스쿨 희망시 사회과학-상경· 메디컬스쿨은 생명-화학 유리해
○ 로스쿨, 인문사회학적 배경 지식이 중요
기존 법대를 로스쿨로 전환하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서울권 15개 대학(1140명)과 지방권 10개 대학(860명)은 내년부터 법대 신입생을 뽑지 않는다. 이 때문에 로스쿨 진학을 고려중인 학생은 로스쿨 입학시험인 법학적성시험 (LEET) 대비에 유리하다고 알려진 철학과, 국문학과 등에 진학하는 게 현명한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언어이해, 추리논증, 논술 등으로 구성된 LEET의 시험 영역에 대비하는 데 이들 전공이 유리하다는 분석은 일리가 있다. 하지만 언어이해 영역은 직접적인 문학지식을 묻지 않는다. 또 인문, 사회 등 다방면의 배경지식이 필요한 문항이 많은 LEET의 특성상 이들 전공이 합격의 보증수표는 될 수 없다.
정치외교학, 국제관계학, 사회학, 행정학 등 사회과학계열 전공이나 경제학, 경영학, 통상학 등 상경계열 전공들도 비판적 사고능력과 다방면의 배경지식을 키울 수 있어 로스쿨 입학에 유리한 학과라고 할 수 있다.
로스쿨입시전문학원인 PLS의 안중권 원장은 “경제·경영학, 국제통상이나 무역학, 공학 등의 전공은 로스쿨 졸업 후 기업 인수 합병(M&A),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온라인 지식재산권 소송 등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어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고교 1∼2년생이라면 주요 대학이 우수학생 유치를 위해 구상 중인 ‘자유전공’ 학부 진학을 고려해 볼 수도 있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전형안이나 선발인원이 정해지지 않아 올해부터 모집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로스쿨을 유치한 대학들을 중심으로 법학과 폐지 후 남는 모집정원으로 다양한 전공 영역을 넘나들며 로스쿨 입학을 준비하는 자유전공학부를 신설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 메디컬스쿨, 생물-물리-화학과 유리
자연계 최상위권 학생들이 지망하는 의예과 역시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하는 곳이 많아졌다. 전국 41개 의과대 중 건국대, 경희대, 인하대 등 14곳이 이미 대학원 전환을 완료했고, 가톨릭대의 경우 올해 학부 신입생 선발을 중단한다.
2009학년도 의학전문대학원은 27개 대 1641명, 치의학전문대학원은 8개 대 530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정원 기준으로 의학전문대학원은 2배 가량, 치의학전문대학원은 100명 이상 모집인원이 늘었다. 전문대학원으로의 개편 추세는 앞으로도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의·치의학전문대학원은 법학전문대학원에 비해 대학원 입학에 유리한 학과가 몇몇 전공으로 한정돼 있다. 주로 의·치의학교육입문검사(MEET·DEET)에서 출제되는 영역과 연관된 전공들이다.
MEET와 DEET의 공통영역인 자연과학 추론Ⅰ에서는 일반 생물학 관련 지식을, 자연과학 추론Ⅱ에서는 일반화학, 유기화학, 일반물리학, 통계학(DEET에서는 제외) 관련 지식을 선다형으로 묻는다. 자연과학 추론 Ⅰ,Ⅱ 파트에서 요구하는 기본지식은 의학과 예과 과정에서 이수했던 자연과학 분야의 기본지식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학부 과정에서 생물학, 화학, 물리학 등 자연과학 분야의 기초과정을 집중 이수할 수 있는 자연과학부나 생명과학부 등의 전공을 선택하는 것이 의학·치의학전문대학원 진학에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입시전문가들은 “3, 4년 전부터 대입에서 자연계열 생명, 화학, 생물 관련 학과들의 합격선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는 의대나 치대에 합격할 점수가 되지 않는 상위권 학생들이 졸업 후 의·치의학전문대학원 진학을 염두에 두고 학과를 선택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한다.
의·치의학전문대학원 입시전문학원 PMS가 지난해 수강생 2000여 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 조사에서도 생물학 계열 전공자의 비율이 40%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
2009학년도 법학적성시험(LEET) 접수자 전공분포 | ||
계열 | 응시인원(명) | 비율(%) |
법학계열 | 3488 | 31.9 |
공학계열 | 1656 | 15.2 |
상경계열 | 1593 | 14.5 |
인문계열 | 1462 | 13.3 |
사회계열 | 1273 | 11.6 |
자연계열 | 491 | 4.5 |
사범계열 | 337 | 3.1 |
의학계열 | 220 | 2.0 |
약학계열 | 120 | 1.1 |
농학계열 | 79 | 0.7 |
예체능계열 | 82 | 0.7 |
신학계열 | 27 | 0.2 |
기타 | 132 | 1.2 |
계 | 1만960 | 100 |
※6월 17일 접수마감 결과 | ||
자료: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