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천시와 대구가톨릭대는 전통 식품으로 널리 알려진 상어고기 ‘돔배기’를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영천 전통 돔배기 연구소’를 최근 이 대학 CU테크노센터 내에 개소했다.
연구소장을 맡은 대구가톨릭대 의대 양재호(51·사진) 교수는 1일 “지금처럼 재래식 방법으로 소금에 절여 판매하는 것은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영천시가 돔배기를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데 관심을 갖는 이유는 최근 들어 상어가 의약품이나 화장품의 원료로 널리 사용되면서 돔배기를 건강보조식품으로 발전시키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 대학 해양바이오산업연구센터장을 겸하고 있는 양 소장은 “건강보조식품으로 연구될 경우 영천 돔배기 시장이 전국적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대구와 경북을 중심으로 연간 500억 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해양바이오센터의 전문인력 45명이 돔배기의 숨어 있는 약리적 기능 등을 밝히는 데 참여할 계획이다.
오래전부터 영천지역 상인들은 5, 6월에 부산 등지에서 잡히는 상어를 구입해 고기를 소금에 절인 뒤 독에 담아 구덩이를 파서 저장했다. ‘돔배기’라는 말은 큰 상어를 토막 내 사용한다는 뜻에서 나왔다는 이야기가 전해 온다.
양 소장은 “상어는 연골(물렁뼈 성분)이 매우 많아 사람의 관절을 재생하는 데 활용되며, 피부를 재생하거나 기능성 화장품을 만드는 데 도움이 돼 연구할 측면이 많다”고 말했다.
현재 영천지역에는 20여 명이 돔배기를 생산하고 있으며, 가격은 500g 기준에 등급별로 5000∼7500원 선이다.
양 소장은 “돔배기는 20여 가지 상어 가운데 좋은 종류를 사용하지만 가공을 잘해 품질을 표준화하면 더 낮은 가격으로 품질 좋은 돔배기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