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톨릭대 기계자동차공학부 4학년 박진우(26) 씨는 2일 현재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 있는 ‘베드로 바오로 성당’의 놀이터와 공원을 새로 단장하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오전에는 성당 보수를 비롯해 곳곳의 낡은 시설물을 교체하는 작업을 하고 오후에는 전통음식과 민속놀이, 도자기 공예 등 한국 문화를 몽골 사람들에게 전파하는 행사에 참여한다.
이에 앞서 박 씨는 1일 다른 학생 31명과 함께 몽골에 들어갔다.
몽골 해외봉사단 학생들은 12일까지 예정된 일정 중 9일에는 ‘한-몽 친선의 날’을 열기로 했다. 단단히 연습한 난타공연과 태권도 무용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박 씨는 “작은 노력이 모여 지구촌의 행복을 키우는 벽돌 한 장이 되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만족스러워했다.
지역 대학들이 여름방학을 맞은 학생들에게 해외 봉사활동을 앞 다퉈 지원하고 있다. 재정적으로 부담이 되지만 학생들이 ‘눈’을 크게 뜨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2002년부터 6년째 이어지는 영남대의 ‘WTW’ 프로그램은 지금까지 1000여 명이 참가했을 정도로 교내 해외 봉사활동의 대명사가 됐다. WTW는 ‘세계를 향한 창(窓)’이라는 뜻의 영문 첫 글자를 딴 이름.
이 프로그램은 대학생의 해외 봉사활동 수준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초기에는 단순히 외국을 ‘둘러보는’ 형식으로 진행됐으나 지금은 ‘연구하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이번 방학에 참가하는 34개팀 93명은 다양한 연구주제를 갖고 세계로 향한다. 올해 학생들이 정한 주제는 일본의 경전철 시스템, 일본의 스모와 한국 씨름의 활성화,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한국 농업의 도시-농촌 교류, 싱가포르 재활용 산업, 유럽의 대체에너지 활동 등으로 다양하다.
해외 체험을 마치고 2주 안에 공개 발표를 해야 하는 부담이 있는데도 프로그램 참가 경쟁률이 4 대 1일 정도로 인기다.
영국의 농촌공헌프로그램을 한 달 동안 공부할 영어영문학과 4학년 방정익(28) 씨는 2일 “나름대로 사전 조사를 해 본 결과 일방적으로 농촌을 돕는 방식은 한계가 있다. 성공작으로 평가받는 영국의 농촌활성화 프로그램을 체험해 한국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1997년 여름방학 때 시작한 경북대의 방학 중 해외 봉사활동은 지금까지 중국, 베트남, 러시아,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등 15개국을 대상으로 1800여 명이 참가했다.
이번 여름방학에도 8개팀 160명이 15일부터 러시아와 몽골, 중국 등에서 한국어 보급과 컴퓨터 교육, 태권도 시범 등을 펼칠 계획이다.
계명대 학생 100여 명도 이달부터 중국 헤이룽장(黑龍江) 성과 지린(吉林) 성, 몽골 울란바토르의 조선족 학교와 사회복지시설 등지에서 학교 환경 개선과 한국문화 알리기 등의 봉사활동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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