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장진훈)는 3일 위장 계열사를 부당 지원하고 계열사 자금을 개인 돈으로 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쌍용양회 김석원(사진) 전 회장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김 전 회장이 쌍용양회 회장으로 재직하면서 이사회의 승인 없이 위장계열사 4곳에 1271억 원을 지원한 뒤 대여금을 회수한 것처럼 회계전표를 조작한 배임죄를 인정해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쌍용그룹 계열사에서 7억3000만 원을 끌어다 생활비로 쓴 횡령죄에 대해선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김 전 회장과 공모해 계열사 부당지원에 가담한 명호근, 홍사승 전 쌍용양회 대표이사 2명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죄로 각각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들의 범행으로 인한 피해 규모가 매우 크고 계열사 부당지원은 기업 경영의 투명성과 건전성을 크게 저해하는 행위로 선진경제로 나아가기 위해서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일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김 전 회장이 1000억 원대의 자금을 위장계열사에 부당지원해 쌍용양회와 채권단에 큰 손실을 입혀 사안이 엄중하다”며 김 전 회장에 대해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김 전 회장 측 관계자는 “형량이 무겁다”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