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씨 “조풍언씨에 수십억대 주식 줬다”

  • 입력 2008년 7월 7일 03시 00분


“일부는 김홍걸씨에 보내 로비 부탁”

대우그룹 구명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용석)는 재미교포 사업가 조풍언(구속 기소) 씨가 로비 청탁과 함께 수십억 원대의 대우정보시스템 주식을 받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6일 알려졌다.

검찰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으로부터 “그룹이 퇴출 위기에 놓였을 때 조 씨에게 돈을 보내 대우정보시스템 주식 258만 주를 사게 한 뒤 3분의 1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씨에게 보내 그룹 구명을 부탁하고, 나머지는 조 씨가 갖도록 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 따르면 조 씨는 1999년 6월 자신이 대표로 있는 홍콩 소재 법인 KMC의 계좌로 김 전 회장이 송금한 ㈜대우 미주법인의 자금 4430만 달러(당시 526억 원) 중 절반이 넘는 돈으로 대우정보시스템 주식을 매입했다.

대우그룹 계열사에 대한 워크아웃 개시가 1999년 8월 결정된 점에 비춰 김 전 회장이 그룹 퇴출 2개월을 앞두고 급하게 구명 로비를 시도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그러나 조 씨는 검찰 조사에서 “나는 김 전 회장의 주식을 내 이름으로 명의신탁 하는 데 동의했을 뿐 김홍걸 씨에게 어떤 청탁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고, 김 씨는 “조 씨에게서 대우그룹 구명 청탁이나 주식을 받은 적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 씨에 대한 로비가 실제 있었는지를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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