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하드디스크 유출’ 미스터리

  • 입력 2008년 7월 8일 02시 57분


청와대와 노무현 전 대통령 측이 노 전 대통령 재임 기간에 생산한 각종 국가 자료가 담겨 있는 청와대 컴퓨터 메인 서버의 하드디스크 유출과 관련해 진실 게임을 벌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7일 “노무현 정부의 청와대 관계자들이 올 2월 퇴임 직전 청와대 컴퓨터 메인 서버의 하드디스크 원본을 가져가고 청와대에는 복사본을 남긴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유출 방법에 대해 “청와대 서버에서 방석크기만 한 원본 하드디스크를 가져간 뒤 원 서버에는 200만 건에 이르는 전체 자료 중 1만6000건만 남은 새 하드디스크를 심어 놓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 측은 “하드디스크를 가져온 일이 없다. 봉하마을에 있는 것은 사본으로,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중 기록을 열람하기 위해 가져온 것”이라고 일축했다.

노 전 대통령 측이 봉하마을로 가져간 자료 중에는 ‘국가정보원 비전 2005’와 ‘패트리엇 미사일 도입 관련 현안 검토’, ‘한미관계 미래비전 검토’, ‘북핵 상황 평가 및 대책’ 등 대외비 또는 중요 자료가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청와대와 노 전 대통령 측은 유출 논란과 관련해 ‘조용한 해결’ 협상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와중에 청와대 조사 내용이 일부 언론에 ‘통째로’ 공개돼 청와대가 유출자 색출을 위한 내부 감찰에 착수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6일 청와대 내부 논의를 거쳐 조용히 처리하기로 방침을 정했고, 노 전 대통령 측과도 어느 정도 얘기가 된 상태였다”면서 “방침이 선 다음날인 7일 일부 사실과 다른 조사내용이 특정 언론에 보도돼 당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사안은 역풍이 불 수도 있고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조용한’ 처리에 청와대와 노 전 대통령 양측이 공감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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