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 “생각 다르면 얘기도 안듣나” 학생들 사과 촉구
서울대 총학생회가 7일 주최하는 강연회에 초청받은 한나라당 김기현 의원이 일부 학생의 반발에 부닥쳐 강연을 하지 못했다.
이번 강연회는 ‘계속되는 촛불집회, 5대 의제와 현 정부에 대한 평가를 정당인에게 듣는다’는 제목으로 열리는 연속 강연의 하나였다.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 등 5개 학생단체 소속 50여 명이 강연 시작 30분 전인 오후 5시 반부터 피켓을 들고 김 의원의 강연장 출입을 가로막았다.
김 의원은 “총학생회 초청으로 온 건데 여러분이 이럴 권리가 있느냐. 민주주의 사회에서 원천 봉쇄는 안 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으나 30여 분 만에 발길을 돌려 강연회는 무산됐다.
이날 시위에 앞서 이 학생들은 “한나라당은 비판과 논쟁의 대상이 아니라 타도의 대상이다. 이들이 서울대에 진입하는 것을 규탄한다”고 주장했다.
강연이 무산되자 서울대 총학생회는 “한나라당의 의견을 들으려 한 것도 아닌데 눈과 귀를 막고 자신과 다른 생각을 듣지 않겠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강연회를 저지한 학생단체 대표들의 사과를 촉구했다.
3일과 4일엔 진보신당 노회찬 상임공동대표와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가 각각 서울대를 찾았다. 10일에는 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이 강연을 할 예정이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