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사이버 남편’ 따라 가출한 초등생

  • 입력 2008년 7월 12일 03시 00분


‘아바타 커플’ 맺은 30代가 유인… 사흘만에 귀가

인터넷 게임 사이트에서 30대 남자와 커플관계를 맺은 초등학교 여학생이 가상과 현실 세계를 구분하지 못하고 이 남자를 따라 가출했다가 사흘 만에 귀가했다.

울산남부경찰서는 초등학생인 A(12) 양을 가출토록 유인하고 경찰서 등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실종아동 등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로 김모(30·주거부정) 씨를 11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양은 6일 오전 인터넷 게임 사이트상의 커플인 김 씨의 유인에 속아 가출해 서울에서 김 씨를 만난 뒤 2박 3일 동안 PC방과 찜질방 등지에서 함께 생활한 것으로 나타났다.

A 양 부모는 A 양이 집을 나간 뒤 돌아오지 않자 7일 오전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으며 김 씨의 인터넷 주소(IP)를 추적해 붙잡았다.

경찰 조사 결과 A 양은 어머니 주민등록번호로 5월 18일 인터넷 춤 대결 게임 사이트에 가입해 김 씨와 처음 알게 됐다. 이들은 아바타(Avatar·사이버 공간에서 사용자의 역할을 대신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끼리 커플을 맺은 뒤 50일 동안 채팅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은 부산 친구 집에 살던 김 씨가 “직장을 구해 서울로 가면 인터넷상에서 커플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고 하자 김 씨를 만나기 위해 가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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