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가에서는 과학고나 영재고에 들어가려면 적어도 초등학교 3학년 초부터 준비해야 한다는 게 불문율이다. 영재교육원 선발시험이 초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11월부터 1월 사이에 실시되기 때문이다.
내 경우 큰 애가 2학년 되던 해부터 매일 수학 학습지를 풀게 했다. 계산력을 단련하기 위해서다. 수학 선행학습은 3년 정도 앞서 나갔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이미 정석을 풀었을 정도다. 주변에선 ‘극성’이라고 했지만, 수학 영재교육원 전체에서 일등으로 입학했으니 선행학습의 효과는 충분했던 셈이다.
작은 애는 영재교육원에 들어가기까지 과정이 그리 순탄치 않았다. 큰 애와 달리 계산력 훈련이나 선행학습을 거의 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선지 인천시교육청에서 주최한 영재교육원 시험에 그만 떨어지고 말았다. 그제야 ‘아, 내가 너무 안일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뒤늦게 아이를 붙잡아 놓고 6개월∼1년 정도 과정을 선행학습 시켰다. 결국 작은 애도 이듬해 다른 영재교육원에 들어갔다.
엄마들이 ‘영재, 영재’ 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일단 영재교육원에 가면 석사 이상의 영재교육 교사와 우수한 또래들을 만날 수 있어 그 자체만으로도 좋은 자극이 된다. 심화된 교육 내용을 배우고, 세련된 과학기자재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게 되는 것은 또 다른 장점이다. 초등학교 5, 6학년 때는 각종 수학·과학대회에 나갈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대회에 나가 보면 ‘그 애가 그 애’라는 말이 생길 정도다.
내 경험상 과학고나 영재고를 목표로 하는 학생이라면 과학 영재교육원에 가는 편이 나을 듯하다. 한국과학영재학교는 선발 시험 3차 테스트(합숙 평가) 때 직접 실험을 하고 보고서를 쓰도록 시킨다. 생물, 화학, 물리 쪽 영재교육원에 다닌 학생들은 실험 교구를 자주 접해 봤기 때문에 정해진 시간 안에 당황하지 않고 착착 실험을 한다. 그러나 수학 영재교육원 출신들은 그렇지 못하다. 엄마들 사이에 ‘수학 영재교육원이 별로 영양가가 없다’는 말이 도는 건 이 때문이다. 그런데도 수학 영재교육원의 경쟁률이 해마다 더 높다.
박윤희 하늘교육 인천계산교육원 상담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