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2공구에 지은 주상복합아파트인 I, P아파트 주민들은 요즘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불만이 많다.
송도국제도시 2공구 내 아파트 단지 가운데 2005년 입주한 P, H아파트 등 10여 개 단지는 모두 쓰레기자동집하시설이 설치돼 있다. 국제도시라는 특성에 맞게 아파트 단지 내 투입구로 생활 및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면 지하 관로를 통해 자동으로 모이기 때문에 쓰레기를 운반하는 차량이 다니지 않는다.
하지만 이들 10여 개 단지에 비해 뒤늦은 2006년에 입주한 I, P아파트에는 집하시설이 설치되지 않았다. 이는 대부분 건설회사가 집하시설을 아파트 기반시설로 보고 분양가에 포함시켜 설치했으나 I, P아파트의 경우 아파트 인·허가를 담당하는 인천경제청이 행정착오를 일으켜 집하시설을 빠뜨렸기 때문이다. 다른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인천경제청이 I, P아파트 시공 건설회사에 집하시설 설치를 요구했으면서도 집하시설이 기반시설에서 제외된 사실을 아파트 착공 뒤에 발견했다는 것.
이에 따라 I, P아파트 주민들이 지난해 하반기에 민원을 제기하자 인천경제청은 주민간담회를 소집했다. 그러나 이것이 주민들을 더욱 화나게 했다. 인천경제청이 건설회사를 대신해 집하시설을 설치하는 조건으로 사용자 부담 원칙에 따라 I, P아파트 주민들에게 가구당 설치공사비 130여만 원을 요구했기 때문.
주민들은 다른 단지 아파트에 비해 비싼 가격에 분양받았는데 또 집하시설 공사비를 부담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며 반발했다. 인천경제청은 주민 반발이 계속되자 우선 시 예산으로 집하시설을 12월까지 설치하기로 방침을 바꿨지만 공사비 부담에 대해서는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쓰레기 수거차량을 운행하면 국제도시 이미지와 맞지 않기 때문에 집하시설을 설치하기로 했다”며 “하지만 누가 공사비를 부담할 것인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I아파트 주민 박모(36) 씨는 “행정당국의 실수로 주민들이 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는 마당에 공사비를 부담하라는 것은 횡포”라며 “주민 시각에서는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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