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경찰서는 17일 드라마 외주 제작사 간부가 중견 탤런트와 짜고 방송 출연을 대가로 연예인 지망생 부모에게서 거액을 받았다는 고소가 접수돼 수사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연예인 지망생 부모 최모(48) 씨는 드라마 외주 제작업체 A사 간부 김모(60) 씨와 탤런트 김모 씨가 “딸을 드라마에 출연시켜 스타로 만들어주겠다”며 접근해와 지난해 2월부터 4차례에 걸쳐 1억2000만 원을 줬으나 결국 방송에 나오지 못했다며 두 사람을 고소했다.
경찰은 “김 씨가 부회장 직함으로 활동하며 방송사 계약수주 업무를 맡았던 A사는 다수의 유명 연예인을 거느리며 지상파 방송사의 드라마 출연을 독식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A사 김 씨가 소환통보를 받고도 잠적하자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다.
탤런트 김 씨는 14일 경찰 조사에서 “A사 김 씨와 알고 지내는 사이지만 최 씨의 돈을 받은 적은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고소인들이 방송사 PD들도 두 김 씨로부터 청탁성 금품을 받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잠적한 김 씨를 검거하면 받은 돈의 사용처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