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부터 30년 넘게 우정을 지켜온 두 사람은 최근까지도 매일 만나 식사를 했다. 김 씨는 6개월 전 실직한 이 씨에게 생활비까지 대줬다. 그런 친구였기에 5월 19일 이 씨가 승용차를 빌려달라고 할 때 선뜻 열쇠를 내줬다.
그러나 빚이 1000만 원에 달했던 이 씨는 우정 대신 돈을 택했다. 그는 차 열쇠에 함께 달려 있던 김 씨의 집 열쇠를 몰래 복제했다. 이 씨는 사흘 뒤 김 씨와 함께 고교시절 ‘삼총사’였던 윤모(47) 씨까지 끌어들였다. 윤 씨가 김 씨를 당구장으로 불러낸 사이 김 씨 집에 들어가 현금 4000만 원과 수표 등 모두 5000여만 원을 훔쳤다.
경찰의 수사 끝에 7월 16일 이 씨는 범행을 자백했고 소식을 전해들은 김 씨는 한숨을 쉬었다.
영등포경찰서는 18일 이 씨에 대해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해외로 도피한 윤 씨를 지명수배했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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