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도 울고간 황금닭의 비밀

  • 입력 2008년 7월 19일 03시 00분


16일 전남 강진군 칠량면에 위치한 방목장에서 사육 농민이 닭에게 한약재 황금이 들어간 사료를 뿌려주고 있다. 사진 제공 강진군
16일 전남 강진군 칠량면에 위치한 방목장에서 사육 농민이 닭에게 한약재 황금이 들어간 사료를 뿌려주고 있다. 사진 제공 강진군
한약재 ‘황금’ 천연항생제 성분 함유

닭사료 섞어 AI 확산에도 피해 없어

강진군 2년전 도입… 42만 마리 키워

“조류인플루엔자(AI)가 휩쓸었을 때 ‘황금닭’은 끄덕 없더라고요.”

16일 전남 강진군 칠량면 단월리.

한약재 황금(黃芩·사진)을 먹인 일명 ‘황금닭’이 대량 사육되고 있는 시골마을이다.

황금닭 1만 마리를 키우는 한길주(55) 씨는 “4월 인근 나주시, 영암군에서 AI 피해가 속출했지만 황금닭 농가는 무사했다”며 “황금 뿌리의 천연항생제 성분이 AI를 이겨낸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최근 농림수산식품부가 선정하는 농림기술개발사업에 황금 등을 활용한 AI 예방 방안을 연구과제로 고려대와 공동 제출하기로 했다. 2년 동안 황금 추출물을 AI 바이러스에 투여하고 황금닭에게 AI 바이러스를 주입하는 노출실험을 할 계획이다.

황금닭이 AI를 이겨낸 비결이 황금에 있다고 보고 AI 예방 연구에 나선 것이다.

강영구 전남도 한방의료담당은 “황금의 항균기능이 뛰어나 AI 예방 연구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금 첨가 사료 효과는 2년 전에 입증됐다. 강진군이 황금닭 3000마리를 시범 사육한 결과 일반사료만 먹인 닭과 각종 영양제와 인공 항생제를 사용한 닭의 폐사율은 각각 29%, 10%로 나타났다. 하지만 황금사료를 먹인 닭의 폐사율은 3%에 불과했다.

강진군은 지난해 황금닭 영농조합법인을 만들고 특허청에 상표등록을 한 뒤 ‘명품 닭’ 육성에 나섰다. 현재 강진군 전체 530여 양계 농가(100만 마리) 중 11개 농가에서 황금닭 42만 마리(출하량 기준)를 키우고 있다.

‘황금 한우’도 효과를 보고 있다. 강진군 100여 한우 사육 농가들은 지난해 초 ‘강진들 황금 한우암소 사업단’을 만들었다. 송아지 때부터 항생제를 쓰지 않고 황금을 배합한 사료를 먹여 키운 결과 황금 한우는 다른 소에 비해 잔병치레가 적고 건강하게 잘 자랐다.

황금을 활용한 아이디어 상품도 개발되고 있다. 한 공기청정기 제조업체는 천연 황금을 공기청정기 필터에 적용해 공기 중의 세균 99.9%를 없애고 염증 유발 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에 따라 최근 전남산 황금을 이용한 신제품을 개발했다.

강진=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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