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재밌었던 것이 공부였기에 밤을 새우며 열심히 할 수 있었어요.”
경남과학고를 조기졸업하고 연세대 생명과학공학부 1학년에 재학 중인 박무경(18·사진) 씨의 공부 비결은 단순하면서도 어렵다. ‘공부의 재미’를 느끼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박 씨는 매주 한 번은 이런저런 과학실험을 하면서 과학 공부의 재미를 경험했다. 또 전 과목을 골고루 신경 쓰며 내신에 대비하기 위해 학습지를 장기간 공부했다.》
○ 과학실험의 즐거움, 사고력 향상으로 이어져
전국청소년과학탐구대회 은상, 생물올림피아드 동상 등 각종 과학대회에서 수상한 박 씨는 초등학생 때부터 매년 빠지지 않고 과학대회에 참여했다. “과학을 잘하려면 실험의 즐거움을 알아야 한다”고 말하는 박 씨. 처음엔 단순히 신기하고 즐거워서 참여했으나, 점차 실험을 통해 과학의 이론과 가설들을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박 씨는 “교과서에 나오는 과학 이론들을 무조건 외우려고만 해서는 안 된다”면서 “이해되지 않았던 내용도 직접 실험을 해보면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교과서에 나오는 과학자가 얻었던 것과 똑같은 실험 결과가 도출되는 것이 너무나 신기했다”고 말했다.
실험이라고 해서 거창한 준비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실험들이 많다. 예를 들어, 시간과 높이에 따른 중력가속도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스포이트와 초시계만으로도 가능했다. 물방울을 직접 떨어뜨려 보면서 시간을 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간단한 실험만으로 9.8m/s라는 일정한 중력가속도를 도출할 수 있었다.
실험은 응용력과 문제해결력의 향상으로 이어졌다. 교과서를 뛰어넘어 일상생활 곳곳에 과학적 원리를 접목시킬 수 있게 되면서 과학적 사고력이 길러졌다.
박 씨가 참가한 전국과학탐구대회에서는 ‘새우깡 1봉지의 열량을 구하라’는 문제가 나왔다. 이것은 교과서 어디에도 나오지 않는 생소한 문제였다. 하지만 박 씨는 곧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새우깡 1개를 태울 때 온도가 상승하는 정도와 물의 질량을 측정하여 열량을 계산했다. 또 길이가 비슷한 새우깡끼리 그룹을 만들어 이 같은 실험을 반복함으로써 새우깡 1봉지의 열량을 측정했다.
○ 전 과목 내신 대비, 학습지로 해결
중고등학교 시절의 대부분을 각종 과학대회 준비로 보냈던 박 씨는 따로 학원에 다니면서 내신공부를 할 틈이 없었다. 그러다보니 수학 과학 같은 자연계열 과목은 잘했던 반면, 인문계열 과목은 소홀히 하게 됐다. 과목별로 공부의 균형이 필요했다.
박 씨는 학습지를 선택했다. 중학 2학년 때 스스로 재능교육 학습지를 선택해 국어와 한자, 영어 등 세 과목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학습지는 시중에 출시된 문제집보다 기본원리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박 씨는 자신이 취약한 인문계열 과목에서 자신의 학습상태가 정확히 어떤 수준인지를 스스로 진단할 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 영어는 학습지와 함께 제공되는 카세트테이프를 테이프가 늘어날 때까지 반복해서 들었고, 결국 다양한 표현을 쉽게 기억할 수 있었다.
효과를 보자 박 씨는 수학과 과학 과목도 학습지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교과목별로 학교에서 배우는 문제의 유형은 정해져 있지만, 재능교육의 학습지는 다양한 유형을 담고 있어 시험에 대비하는 데 효과적이었다. 과학 교재는 주제마다 실험 과정이 사진으로 세세히 소개돼 있을뿐더러 집에서 직접 실험해볼 수 있는 재료도 함께 제공돼 박 씨의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었다.
학습지를 4년 이상 공부하면서 박 씨는 개념 이해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다. 부족한 과목의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처음으로 돌아가라’는 말을 마음 깊이 새겨야 한다고 박 씨는 말한다. 수학을 보자. 적지 않은 초등학생들은 선분과 직선을 혼동한다. 선분은 2개의 점 A, B를 양 끝으로 하는 선이므로 길이를 잴 수 있다. 반면 직선은 끝없이 무한대로 뻗어나가는 선이기 때문에 길이를 측정할 수 없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박 씨는 원리 이해부터 시작해 원리 점검 문제, 응용 문제의 순서로 공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 공부의 재미? 부모-친구-선생님 3박자의 조화
박 씨가 초등학생 때부터 고등학생 때까지 줄곧 각종 대회에 도전할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니의 지원 덕분이었다. 어머니 강은희 씨는 아이가 보다 많은 또래 아이들을 만나고 경쟁하면서 자신의 실력을 키우길 바랐다. 수학경시대회 과학탐구대회 등에 참가하는 자체로도 아이에게 스스로 학습을 위한 동기부여가 됐다. “공부하라”고 다그치는 대신, 아이가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경쟁심을 키워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준 셈이다.
박 씨가 공부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바로 라이벌 친구를 정해놓는 것이었다. 라이벌 친구는 내가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박 씨에게도 라이벌이 매년 한 명씩은 있었다. 초등학생 때는 같은 학원에서 자신보다 공부를 잘하는 친구에게 경쟁심을 느꼈다. 그 친구보다 더 잘하기 위해 매일 수업이 끝나면 원장선생님에게 모르는 문제에 대한 풀이법을 물어보곤 했다. 중학생 때는 특목고를 준비하면서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낸 친구들이 힘이 됐다. 생물에 있어서는 자신이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대회에 나가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것도 경쟁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공부의 원리를 터득하고 나니, 성적이 떨어진 과목의 실력을 단기간에 키우는 것도 가능해졌다. 박 씨는 자신이 물리 과목에서 그동안 90점 이상을 받지 못했던 까닭을 스스로 알게 됐다. 문제집을 풀면서 다양한 문제를 접하긴 했지만, 정작 개념에 대한 정리는 완벽하게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박 씨를 보며 안타까워했던 학교 물리 선생님은 박 씨에게 고등학교 물리 과정에 나오는 개념을 다시 설명해 주었다. 박 씨는 개념 이해에 중점을 두면서 고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 동안 물리를 집중적으로 공부했고 이후 100점을 맞았다.
박 씨는 “문제집을 많이 푼다고 해서 공부를 끝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면서 “문제집을 풀고 또 풀어도 이상하게 고득점을 하지 못한다면 개념 정리가 확실히 되어 있는가를 먼저 점검해 보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