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조선족 학교 동포 청소년들이 우리말과 글을 배워 뿌리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충북 청주에서 ‘청주건설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는 손광섭(66·광진건설 회장·사진) 씨. 그는 중국 내 조선족 교육을 위한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선다.
손 씨는 중국 헤이룽장(黑龍江) 성 닝안(寧安) 시 보하이(渤海) 진 닝안조선족소학교의 화장실을 사비를 들여 만들었다. 기존 화장실은 기숙사로부터 800여 m 정도 떨어져 있어 학생들이 큰 불편을 겪어왔다.
그는 충북도내 7개 초중학교와 닝안 시 조선족 학교 간 결연도 추진한다.
발해 역사에 관심이 많던 손 씨는 2006년 답사차 이곳을 찾았다가 닝안조선족소학교 출신 가이드로부터 중국 내 조선족 소학교의 열악한 교육 환경에 관한 얘기를 들었다.
인구 44만 명의 닝안 시는 옌볜조선족자치주 북쪽에 위치한 도시로 3만4000여 명의 조선족이 30개의 독립된 조선족촌에 살고 있는 곳.
한때 23개나 됐던 닝안 시내 조선족 소학교가 이농현상 등으로 줄어들기 시작해 2곳만 남았지만 기숙사 규모가 턱없이 부족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지원은 교직원 월급을 주는 게 전부여서 기숙사 증축은 생각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우리말과 글을 배우고 싶어도 여건이 안 돼 일부 조선족 학부모는 한족 학교에 아이들을 보내고 있어 조선족 교육 자체가 위기였다.
손 씨는 이 학교를 찾아가 현황을 파악한 뒤 사비를 들여 기숙사를 지어줬다. 손 씨는 “눈에 보이지 않는 많은 설움 속에서도 조선족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중국 내 동포들을 위해 관심과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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