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도시인 울산이 25일부터 다음 달 초순까지 텅 비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SK 등 대기업들이 이 기간에 동시에 여름휴가를 실시해 공장 가동이 거의 중단되는 데다 협력업체들도 함께 가동을 중단하기 때문.
병원과 학원 음식점 등도 고객들의 휴가기간에 맞춰 대부분 문을 닫는다.
울산지방경찰청은 시민(110만 명) 가운데 60∼70%인 70만 명 안팎이 25일부터 다음 달 초까지 여름휴가를 실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임직원 2만8000여 명과 사내 협력업체 직원 8000여 명은 26일부터 8월 3일까지 9일간의 여름휴가를 떠난다. 현대차의 경우 25일이 노동조합 창립기념 휴일이어서 사실상 여름휴가는 지역 기업체 가운데 가장 긴 10일간이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다음 달 2일부터 10일까지 9일간 여름휴가를 실시한다. 현대중공업은 2만6000여 명의 임직원과 사내 협력업체 직원 1만2000여 명이 이 기간에 휴가를 보낸다.
이 기간에 현대차와 현대중공업 근로자들의 밀집지역인 울산 북구와 동구의 아파트단지 주차장은 텅 비고 도로도 한산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도 북구와 동구지역 아파트단지에 대한 순찰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그러나 매년 여름휴가 기간이 겹치던 현대차와 현대중공업이 올해는 격주로 실시해 여름휴가철이면 빚어지던 ‘도심 공동화 현상’은 예년보다 덜할 것으로 보인다.
SK와 에쓰오일 등 석유화학공단도 장치산업 특성상 공장 가동은 멈추지 않지만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초까지 직원들이 번갈아 가며 4, 5일의 여름휴가를 갖는다.
이들 대기업의 여름휴가 기간에 맞춰 울산지역 1000여 개의 협력업체도 여름휴가를 실시한다.
현대차는 이번 여름휴가에 맞춰 상여금 50%와 30만 원의 휴가비를 지급하며 현대중공업과 미포조선은 각각 50만 원의 휴가비를 지급한다.
그러나 고유가와 고물가 등으로 예년에 비해 알뜰 피서가 많을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중공업이 최근 직원 207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9%가 ‘최근의 유가 급등으로 휴가를 가까운 곳에서 보내기로 하는 등 휴가계획을 세우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했다. 또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직원은 지난해 23%에서 올해 19%로 줄어들었으며 휴가비도 지난해 50만∼100만 원을 계획한 직원이 38%로 가장 많았지만 올해는 30만∼50만 원이라는 응답이 35%로 가장 많았다.
현대차와 현대중공업 등은 이달 초부터 울산 진하와 일산해수욕장, 경북 관성해수욕장 등지에 하계휴양소를 개장하고 피서 직원들을 맞을 준비를 마쳤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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