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외국어고 상담실]‘영어만 잘…’ 외고 문턱 높아

  • 입력 2008년 7월 22일 03시 01분


[신나는 공부/외국어고 상담실]‘영어만 잘…’ 외고 문턱 높아

《외국어고 입시 전형이 해마다 바뀌면서 수험생과 학부모는 혼란스럽습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이자, 외고 입시 전문가인 이은주 토피아 강남본원 특목관 부원장이 이번 주부터 ‘이은주의 외고 상담실’ 코너를 격주로 연재합니다. 실제 상담사례를 통해 궁금증을 시원하게 풀어드릴 것입니다.》

K 군은 중학교 1학년 겨울방학에 미국으로 조기유학을 떠났다. 영어 실력을 키워 외고 영어우수자 전형에 도전할 계획이었다.

딱 일년 만에 귀국한 K 군은 유학 효과를 확인하려고 한 어학원울 찾았다, 그런데 어이없는 일이…. 레벨 테스트에서 유학 전보다 한 단계 낮은 등급이 나왔다, K 군 어머니는 망연자실했다.

K 군은 나이에 걸맞지 않게 중학교 2학년으로 복학했다. 외고 영어우수자 전형을 포기하고 일반전형으로 응시하기 위해서였다. 3학년으로 복학하면 좋은 내신 성적을 받을 자신이 없었다. K 군은 요즘 국내 학습과정을 따라잡는 데 애쓰고 있다.

최근 “외고에 가려면 꼭 조기유학을 다녀와야 하나요?”라고 묻는 엄마가 부쩍 늘었다. 이런 엄마들에겐 K 군의 사례를 들면서 외고 진학만이 목적이라면 비싼 돈을 들여 유학을 가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해준다.

올해부턴 ‘영어만 잘하는 학생’이 외고에 진학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영어우수자 전형이나 국제화 전형 등 특별전형이 대폭 축소된 탓이다. 2009학년도에 외고 영어우수자 전형 선발인원은 서울지역 외고에서 65명(지난해 223명에서 158명 감소), 경기지역 외고에서 168명(지난해 138명에서 30명 증가)뿐이다. 조기유학을 갔다 오는 학생은 늘고 선발인원은 줄어드니 영어우수자 전형 경쟁률은 갈수록 높아진다. 웬만한 영어실력으로는 도전하기 힘든 게 외고 영어우수자 전형인 셈이다.

외고 입시는 영어만으로 당락이 결정되지 않는다. 내신을 비롯한 언어·사회 구술면접이 영어 못지않게 중요하다. 실제로 내가 가르쳤거나 알고 있는 외고 학생들 가운데는 외국 땅을 한 번도 밟아본 적이 없는 ‘순도 100% 토종 한국파 학생’이 꽤 있다.

K 군처럼 중학교 때 조기유학을 다녀온 학생은 외고 입시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이 시기는 모국어가 이미 자리 잡은 상태라 영어학습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 해외에서 보낸 시간 동안 뒤처진 국내 공부를 따라잡아야 하니 내신 성적도 안 나오고 외고 입시에서 중요한 국어, 사회 구술면접에서도 어려움을 겪는다. 결국 영어우수자 전형에도, 일반전형에도 도전할 수 없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영어를 무기로 외고에 진학하려면 어릴 때 조기유학을 가서 영어를 확실히 배워 두는 게 좋다. 유학에 가장 좋은 시기는 초등학교 4, 5학년 정도다. 이때 1, 2년간 조기유학을 다녀오면 국내 학업에도 큰 부담이 없고 영어학습에도 상당한 효과가 있다.

이은주 토피아 강남본원 특목관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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