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업주부: 자녀 계획표에 엄마의 자유시간도
엄마들은 ‘나도 방학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외친다. 하루 종일 자녀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전업주부는 엄마에게도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자녀에게 알려주는 게 좋다.
한국교육개발원 박효정 학생·학부모 연구실장은 “방학 기간에 가정생활이 자녀 위주로 돌아가다 보면 엄마들이 상대적으로 여유를 잃기 쉽다”며 “자녀의 방학 계획표에 엄마의 개인적인 활동도 병기하라”고 조언했다.
자녀가 학원에 간 시간에는 수영이나 요가와 같은 운동을 하거나 동네 문화센터에서 컴퓨터 활용, 요리 등의 교양강좌를 듣는 것이 좋다. 자녀의 생활 계획에 휘둘리지 않고 독서나 영화감상 등 평소 즐겨하던 취미활동을 꾸준히 유지해 나가는 것도 도움이 된다.
서울 영화초등학교 이현진 교사는 “스트레스를 그때그때 풀지 않아 ‘방학 우울증’을 호소하는 학부모가 적지 않다”며 “주말엔 가족에게 매이지 않는 나만의 시간을 계획하고 꼭 실천해 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서울 본동초등학교 장은진 교사는 “자녀에게 쓰레기 분리수거, 식사 때 수저 놓기 등 간단한 집안일을 전담하게 해 집안일도 전문직업 못지않게 힘들고 기술이 필요한 노동임을 일깨워 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맞벌이 주부: 원격 대화로 꾸준히 관심을
자녀는 사정이 여의치 않더라도 최선을 다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엄마가 바빠서’라는 대답은 자녀에겐 이유가 되지 않는다. 자녀와 대화할 때는 “엄마가 바쁘지만 같이 해보자”, “바빠도 이것만은 꼭 해줄게”라고 말하는 것이 좋다.
대화 창구를 다양하게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출근할 때 식사와 간식이 떨어지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해 놓고, 가끔 보물찾기를 하듯 엄마의 쪽지나 작은 선물을 간식 아래 숨겨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야단을 쳤거나 말다툼으로 기분이 상했을 때는 말로 표현하지 못한 마음을 e메일로 주고받자.
자녀가 집에 있는 시간에 한두 번 전화를 걸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체크하는 것도 중요하다.
장은미 교사는 “자녀와 전화 통화를 할 땐 단순히 감시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있어주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고 격려의 말을 해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수업 잘 들었어?”라고 묻지 말고 “우리 딸, 잘하고 있지?”라고 말해주자. 유사시 자녀가 도움을 청할 수 있는 비상연락망을 적어 냉장고 문에 붙여 놓는 것도 빠뜨려선 안 된다.
○ 상벌제도는 철저히
한 달 동안 정해진 계획을 모두 실천하는 것은 아직 어린 자녀에겐 쉽지 않은 일이다. 계획을 세울 때 자녀와 함께 상벌 규칙을 정하는 것이 좋다.
‘칭찬 스티커표’를 만들어 놓고 목표를 달성해 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자녀가 학원 시험에서 100점을 맞았거나 스스로 TV보는 시간을 지켰을 땐 스티커를 하나씩 주고 직접 붙이도록 한다. 정해진 개수만큼 채웠을 때 칭찬과 함께 상을 준다. 작은 것이라도 보상을 해주면 자연스럽게 ‘계획’을 ‘습관’으로 바꿀 수 있다.
반대로 계획을 지키지 않고 핑계를 대거나 잔꾀를 부리면 엄히 훈육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둔 이해숙(37·서울 강남구 대치동) 씨는 아들이 아무 이유 없이 숙제를 미루거나 약속한 학습량을 자꾸 줄여 달라고 할 때 회초리를 든다. 먼저 아들에게 잘못을 정확히 지적하고 종아리 3대를 때린 뒤 반성문을 쓰게 한다.
반성문은 아들의 책상 앞에 붙여 놓는다. 맛있는 저녁식사나 간식으로 자녀의 마음을 풀어주고 다시 한번 차근차근 이야기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이혜진 기자 leehj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