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시작돼 올해가 마지막 사업 년차인 수도권대학 특성화사업은 학부의 교육과정을 강화하는 데 예산을 집중적으로 투입함으로써 교원확보율과 장학금 등 각종 교육 지표를 높이는데 큰 도움을 줬다.
또 교육과학기술부가 사업단을 선정할 때 각 대학이 구조조정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추진하는지를 고려 사항에 넣어 정원 감축 등 대학 구조 개혁의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수도권대학 특성화사업단 협의회가 5월 발표한 ‘성과 분석 및 효과성 제고방안 연구’는 지난 4년간의 성과를 잘 보여주고 있다.》
○ 학부 혁신해 차세대 전문인력 양성
수도권대학 특성화 사업은 학부 교육을 혁신해 차세대 전문 인력을 양성한다는 데 초점을 맞춤으로써 교육 과정을 선진화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특성화 분야 중 인문, 사회, 경제 분야에서는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분야를 발빠르게 교육과정으로 개발했다.
다문화 사회나 고령화 사회 등 급변하는 사회 현상에 대처하기 위한 전문 인력 양성, 통일에 대비한 복지전문 인력 양성, 자유무역체제에 대비한 물류통상 전문가 양성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새로운 교육 과정 개발은 ‘유학 시절 연구 노트로 10년 넘게 강의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과거 이론에만 머물렀던 일부 인문대 교수들의 관행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공학, 의학, 자연과학 분야에서는 국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생명공학, 항공우주공학, IT, 친환경농업 등을 선도하는 인재 육성을 위한 노력이 돋보였다.
영상, 문화, 디자인 분야에서는 동아시아 한류 열풍과 같이 새로운 국가 자산이 된 문화 콘텐츠를 발전시킬 수 있는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기틀을 마련하는 데 도움을 줬다.
○ 장학금-기자재 등 교육 여건 개선
학부생들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키우는 데 집중적으로 지원된 수도권대학 특성화 사업 예산은 자연스럽게 참여 학과의 각종 교육 지표를 개선시켰다.
무엇보다도 학부생에게 직접적인 혜택이 돌아가는 △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비 △장학금 △기자재 구입 및 관리비 등이 해마다 늘어났다.
전체 사업비에서 학부생이 직접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분야에 지원된 예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2005년 70.4%에서 2006년 76.7%, 2007년 79.6%로 계속 증가했다.
장학금의 경우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학교의 대응투자를 포함해 2만6000여 명에게 모두 534억 원이 지원됐다.
같은 기간 동안 해당 학생들에 대한 장학금 지원액도 커져 학교의 대응투자를 포함해 학생 2만6000명에게 총 534억 원이 지원됐다.
이에 따라 특성화 사업의 결정적인 결과물로 꼽히는 새로운 교재 개발은 2004년 185건, 2005년 449건, 2006년 435건, 2007년 1780건으로 해가 거듭될수록 비약적인 증가를 보여주고 있다.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교육과정 개선과 교육프로그램 개발은 각각 1688건과 2971건이 이뤄졌다.
또 다른 눈에 띄는 성과는 높아진 교원 확보율이다.
전체적으로 대학의 전임교원 확보율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에도 특성화 사업에 참여한 학과들은 전체 교원 확보율뿐만 아니라 전임교원 확보율도 늘어나고 있다.
2004년 57.4%였던 사업 참여학과의 전임교원 확보율은 매년 높아져 2007년에는 68.5%에 이르렀다. 겸임교수와 초빙교수까지 포함한 전체 교원 확보율은 2004년 65.7%에서 지난해 79.4%로 높아졌다.
이 같은 교육 여건 개선은 참여 학과의 신입생 충원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전체 대학의 신입생 충원율은 2004년 99.8%에서 2007년 98.6%로 낮아졌지만 사업 참여 학과의 신입생 충원율은 2004년 95.9%에서 2007년 98.5%로 높아졌다.
○ 정원 조정 대학 매년 늘어
학령 인구 감소에 대비한 대학의 구조 개혁은 시급한 현안이면서도 대학들의 자발적인 감축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뜨거운 감자’다.
그러나 특성화 사업이 시작되면서 정원 조정을 단행하는 대학이 2004년 18곳, 2006년 20곳, 2007년 24곳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대학 구조조정에 가장 진통이 심하기 마련인 학과 통폐합의 경우에는 △2004년 21개 참여 대학 중 8곳(38.1%) △2005년 21개 참여 대학 중 9곳(42.9%) △2006년 23개 참여 대학 중 9곳(39.1%) △2007년 28개 참여 대학 중 13곳(46.4%)으로 늘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특성화 사업이 가시적인 실적에 치중해 수요가 낮은 기초 학문을 고사시키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각 대학의 입학 정원 감축과 유사 학과 통폐합을 통해 군더더기를 뺐다는 점에서 특성화 사업은 대학 구조 개혁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더 많이 받고 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