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주의 조치 내려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주경복(57·사진) 건국대 교수가 상대평가를 하도록 한 대학 학사 규정을 어기고 올해 1학기 자신의 수업을 들은 학생들 모두에게 A학점 이상을 준 것으로 드러나 성적 부풀리기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건국대에 따르면 주 후보는 1학기에 자신이 개설한 3개 과목 중 14명이 수강한 문과대 커뮤니케이션학전공 ‘비평과 커뮤니케이션’ 과목에서 4명에게 A+학점, 10명에게 A학점을 줬다. 또 19명이 수강한 ‘예술과 커뮤니케이션’ 과목에서도 6명에게 A+, 13명에게 A학점을 줬다.
건국대 교무처는 15일 주 후보를 포함해 일부 교수가 프로그램의 허점을 이용해 규정을 어긴 사실을 확인하고 해당 교수가 속한 단과대 학장들에게 공문을 보내 주의 조치하도록 했다.
건국대 교무행정요강 제11장 제70조에는 ‘A학점을 35% 이하, A와 B학점을 70% 이하로 상대평가한다’며 ‘상대평가가 지켜지지 않았을 경우 재평가토록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주 후보는 이날 “두 과목은 토론과 리포트 위주의 수업이었기 때문에 점수를 계량화할 수 없어 모두 동점으로 처리해 좋은 학점을 줬다”며 “두 과목 외에 ‘미디어와 언어’ 과목은 상대평가를 적용해 (규정에 따라) 점수를 줬다”고 밝혔다.
그러나 같은 대학의 한 교수는 “모든 학생에게 A학점 이상의 점수를 줬다는 것은 교육을 포기한 처사”라며 “주 교수는 학생들에게 좋은 점수를 주기 위해 입력 프로그램의 허점을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