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기, 가스요금을 예정대로 8월에 올리면 하반기(7∼12월)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6%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따라서 국제유가가 하반기 중 하락하지 않는다면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는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7.5%) 이후 연간 기준으로 가장 높은 것이다.
한국은행은 가정용 전기요금을 2%, 가정용 가스요금을 30%가량 올리면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는 약 0.2%포인트 오를 것으로 추산된다고 23일 밝혔다.
한은 당국자는 “이달 초 하반기 물가 상승률이 5.2%, 올해 연간 4.8%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는 공공요금 동결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요금 인상이 현실화돼 연간 물가상승률이 0.2%포인트 더 오르면 연간 전망치는 5%, 하반기 물가상승률은 5.6% 수준까지 높아질 것이라는 뜻이다.
이와 함께 정부 계획대로 하반기 중 산업용 전기요금이 9%, 산업용 도시가스요금이 50% 정도 오르면 소비자물가는 더 오를 수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용부담이 커진 기업들이 요금 인상을 상품 가격에 반영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은 버스, 택시요금도 인상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가스요금 인상폭 재협의”
이윤호 장관, 축소 시사▼
한편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23일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서 가스요금을 산업용 50%, 가정용 30% 인상하는 방안과 관련해 “너무 높다는 지적이 있어 다시 (당정) 협의하고 있다”고 밝혀 인상폭이 줄어들 수 있음을 시사했다.
또 이 장관은 위기관리의 대표적 사례로 버거킹을 들었다. 그는 “미국 버거킹 본사는 한국 버거킹의 주장과는 달리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사용한다고 시인했고, 이를 동아일보에 알려왔다. 사실과 다른 내용은 신속하게 바로잡아야 한다는 본사 윤리강령에 따른 조치로 더 큰 손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본보 4일자 A1면 참조
서귀포=김유영 기자 ab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