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초등생 ‘기막힌 연기’에 성추행범 덜미

  • 입력 2008년 7월 24일 02시 49분


“엄마가 기다린대” 피해학생 피신시킨 후 신고

대낮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여자 어린이를 성추행하던 40대 정신지체 남자가 학생들의 기지로 붙잡혔다.

경기 고양시 덕양구 모 초등학교 5학년 A 양 등 5명은 방학식이 끝난 직후인 22일 오전 11시 40분경 이모(43·정신지체 2급) 씨가 2학년 여학생 B 양을 뒤에서 들었다 내려놓는 장면을 목격했다.

A 양 등은 그 장면이 성범죄 예방 교육에서 본 것처럼 성추행이라고 보고 조심스럽게 B 양에게 다가가 “엄마가 시계탑에서 너를 기다리고 계신다”며 부근에 어른이 있는 것처럼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말에 이 씨가 잠시 당황하는 사이 A 양 등은 B 양의 손을 잡고 학교 후문으로 피신했고 ‘어린이 지킴이’로 활동 중인 근처 문구점 주인을 찾아가 인상착의를 말하며 경찰에 신고해줄 것을 부탁했다.

출동한 경찰은 어린이들의 기지 덕분에 후문에서 300m 떨어진 곳에서 이 씨를 붙잡았다.

경찰은 이 씨가 정신지체를 앓고 있는 데다 초범인 점을 고려해 성폭력특별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고양=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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