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7봉’ 일방적 변경 1년 7개월 만에 환원
‘영남알프스’가 1년 7개월 만에 이름을 되찾았다.
영남알프스는 울산 울주군을 비롯해 경남 양산시와 밀양시. 경북 청도군에 걸쳐 모여 있는 가지산, 신불산, 재약산 등 해발 1000m가 넘는 산 7개가 유럽의 알프스처럼 경치가 빼어나 1970년대 산악인들을 중심으로 붙여진 이름.(네이버 백과사전)
그러나 지난해 1월 울주군은 “영남알프스라는 이름의 출처가 불명하고 정상 대부분이 울주군에 있다”는 엄창섭 군수의 지시로 ‘울주7봉’으로 명명했다.
이어 울주군은 지난해 3월 ‘천하명산 울주7봉’이라는 명칭을 상표와 인터넷 도메인으로 등록했고 한 달 뒤에는 문화관광과 내 관광개발팀을 ‘울주7봉담당’으로 바꾼 뒤 ‘울주7봉 역사문화콘텐츠 관광자원화 사업’을 전담하도록 했다.
이 같은 울주군의 조치에 양산시와 밀양시 등은 “가지산과 영취산, 천황산, 재약산의 정상은 울주군이 아닌 양산과 밀양에 있다”며 명칭 변경 중단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는 한편 천황산 등지에서 ‘울주7봉 명칭 백지화 촉구대회’도 열기도 했다.
산악인들도 “지명도가 높은 영남알프스의 이름을 왜 바꾸느냐”고 반발했지만 울주군은 ‘울주7봉’을 고수했다.
하지만 ‘울주7봉’에 강한 집착을 보였던 엄 군수가 지난해 8월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되면서 상황이 변하기 시작해 올 3월 밀양풍력발전단지 조성 반대 공동대책위의 명칭이 울주군의 제안으로 ‘영남알프스 풍력발전단지 공대위’로 정해진 데 이어 이달 초 단행된 울주군 조직 개편에서 ‘울주7봉담당’이 관광개발팀으로 환원했다.
또 22일 울산시청에서 열린 산악관광 활성화를 위한 회의 명칭도 ‘영남알프스 산악관광 활성화 방안 수립을 위한 시군 관련 부서회의’로 붙여져 1년 7개월 만에 영남알프스가 울산시-울주군 공식 회의에서 이름을 되찾았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